[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인도 영화 '미스터 앤드 미즈 아이어(Mr.& Mrs.Iyer)'가 지난 8월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아시아 최고 영화'로 뽑혔고,10월에는 하와이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다. 인도판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토지세(Land Tax)'란 영화도 올해 아카데미상 '최고 해외영화'로 선정됐다. 뉴델리의 결혼 풍속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몬순 웨딩(Monsoon Wedding)'은 제작비를 1백50만달러 들였으나,전세계에서 무려 3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 2004년에는 브로드웨이 연극무대에도 올려진다. 뮤지컬 '봄베이의 꿈(Bombay Dreams)'은 현재 런던에서 흥행 중이며 미국에도 곧 상륙할 예정이다. 인도 영화가 세계 영화계에서 연속적으로 호평을 받자 인도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뭄바이(과거명칭은 봄베이)는 '볼리우드(Bollywood)'로 불리고 있다. 볼리우드는 봄베이(Bombay)와 할리우드(Hollywood)의 합성어다. 볼리우드는 현재 할리우드와 맞먹는 연간 총 1천여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특히 철학적이고 궤변적 전개 형식의 볼리우드 영화들은 서구 영화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인도 영화산업은 지난 5년간 이머징마켓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연 평균 15%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이같은 성장률은 인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볼리우드 영화의 해외관객은 36억명에 달했으나,할리우드의 관객은 26억명에 그쳤다. 또 볼리우드 영화는 DVD,비디오테이프,유료 위성방송 등 해외판매를 통해 1억8백만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인도 정부도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전폭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영화티켓 대금에 포함된 오락세(entertainment tax)를 완전히 폐지했으며 앞으로 5년간 4백50개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설립,제작자들이 양질의 영화를 만들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신규 자금도 속속 유입돼 소규모 영화 프로덕션이 기업형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인도 영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볼리우드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 또한 산적해 있다. 우선 볼리우드는 할리우드처럼 잘 정비된 세트를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대규모의 스튜디오도 없다. 또 촬영기간이 당초의 예상보다 1년 이상 지연될 때도 있고 제작 비용도 한도액을 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당국의 지식재산권 감시 소홀로 표절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또 할리우드의 히트작인 '스파이더맨'같은 영화들이 소개되면서 일부에서는 맹목적으로 미국영화 베끼기에 열중하고 있어 인도 고유의 특성을 잃어가고 있다.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도 영화 제작자들에게는 부담스럽다. 스타들은 여러 개의 영화를 겹치기 출연하는 데다 영화 제작비의 40%에 달하는 출연료를 요구한다. 할리우드에서는 출연료가 총제작비의 20% 미만이다. 또 과거에는 영화감독들이 마피아의 자금을 유치,한때 영화산업 자금의 40%를 암흑가로부터 끌어들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영화업계는 할리우드를 누르고 세계 최대의 영화산업 중심지가 되겠다는 꿈으로 가득 차 있다. 정리=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 -------------------------------------------------------------- ◇이 글은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근호(12월2일자) 커버스토리에 실린 'Bollywood'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