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느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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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700선에서 사흘째 강한 지지력을 과시했다.
27일 증시는 미국시장이 차익매물을 맞은 불안한 환경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견조한 모습을 나타냈다. 장중 690선으로 밀리다가도 대기매수세가 꾸준히 들어오며 5일선의 지지를 확인했다.
반락보다는 추가상승쪽으로 투자심리가 기울어 있다. 그러나 700선 위쪽으로 넘어서면서 당분간 상승폭이 점차 좁아질 것이라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미국시장의 급락가능성은 적지만 상승모멘텀이 강하지 않고 기관 등 국내 수급 보강도 여의치 않다.
당장 지수관련주의 상승 행보가 막히면서 저가주로 빠른 순환매가 도는 모양이다. IT주의 견인력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힘이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상승의 한쪽 날개를 담당해야 할 은행 등 금융주는 외국인 매물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 단기 시세분출 주시 = 시장의 기대심리가 강하게 유지되며 낙관론이 차차 힘을 얻고 있다. 세계경제의 디플레 우려가 사그라지자 주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대세상승론을 제기하는 증권사가 하나둘 씩 늘고 있다. 하방경직성을 바탕으로 710선 부근에 위치한 120일선의 저항 극복이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문제는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급속히 이완되면서 심리적 과열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당장 성급히 물량을 정리할 시점은 아니지만 120일선을 돌파한 이후 강한 저항을 받을 경우 지수 되돌림이 급하게 나올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한화증권 조덕현 시황팀장은 “고점에 닿았다는 징후는 아직 없고 매물소화가 활발히 진행중이지만 과연 120일선을 넘어서 얼마나 갈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세상승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과거 120일선을 뚫고 난 뒤에도 상당폭 되밀린 경우가 많았다”며 “시장의 오버슛팅 국면이 전개될 경우 추격매수보다는 물량 정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수 710~720선 돌파가 예상되지만 이후엔 지수주가 탄력을 잃으면서 기간조정을 거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 미국시장 모멘텀 탐색 = 미국의 최근 경제지표가 안정적 양상을 보이면서 디플레 우려감이 상당히 완화되고 있다.
3/4분기 GDP 성장률 2차 잠정치가 3.1%에서 4.0%로 상향 수정되었고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9.6에서 84.1로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의 급락 가능성이 희석되면서 소비위축 우려도 해소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는 비교적 양호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큰 폭 내리면서 경계감을 자아냈다. 다우, 나스닥,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등 주요지표가 5일선을 이탈한 것.
이는 최근까지의 상승세가 경제지표 호전을 선반영, 웬만한 지표로는 투자자의 기대심리를 충족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추수감사절 휴장이 임박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것도 일조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미국시장의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황이라 크게 오르기보다는 현 수준에서 버텨주는 정도가 예상된다”며 “경제지표 모멘텀이 잦아들고 있어 12월초 미국의 기업실적이 주요한 변수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시장이 급등 부담을 안고 있어 느릿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지금은 대형 경기민감주에 대한 베팅이 어렵고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미국시장 향배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