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을 묻지 마세요." 취업대란 속에 고학력 구직자 10명중 3명은 입사원서를 낼 때 일부러 자신의 학력을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채용업체 잡링크(www.joblink.co.kr)는 석.박사학위 취득자나 MBA(경영학 석사) 등 고학력 구직자 1천3백26명을 대상으로 취업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31%가 입사지원서 제출 때 석.박사학위나 고급자격증 소지 사실을 숨긴 적이 있다는 응답을 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70%가 자신의 학력에 어울리지 않는 일자리에 하향 지원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석.박사학위나 고급자격증 소지가 채용 전형 때 도움이 되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아니다'는 응답이 65%였으며, 35%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고학력 취업난에 대해서는 '석.박사학위나 고급자격증 소지가 취업에 큰 경쟁력이 되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급 인력에 대한 좋지 않은 기업의 인식'이 26%, '고급 인력을 부담스러워 하는 기업의 인식'이라는 응답이 18%를 차지했다. 기업들도 인재 채용 때 고학력 구직자에 대해 별다른 혜택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잡링크가 1백9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학력 구직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가'라는 질문에 85%의 기업이 '부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고학력 구직자를 우대하는 직종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63%가 '없다'고 답했으며 일부 기업만이 연구개발(R&D) 부문의 석.박사학위 소지자나 MBA를 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현숙 잡링크 대표는 "기업이 가장 중시하는 채용 기준은 학력이나 자격증이 아니라 해당 직무에 필요한 경험과 능력"이라며 "고학력 구직자의 경우 자신의 조건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업무나 직종을 집중 공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