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책이 있는 풍경] '거상:대기업이 미국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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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상대적으로 주변부에 놓이게 되었으며 실세인 핵심 권력층으로부터 멀어졌다.'
그러면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가.
바로 대기업들이다.
미국의 대기업 성장사를 다룬 잭 비어티의 '거상:대기업이 미국을 바꿨다'(물푸레)는 미국의 권력이동 역사를 다룬 책이다.
이 책에서 '내셔널 저널'의 버트 솔로만은 "국가의 방향이 실리콘 밸리와 월스트리트에 의해 정해지고 있는 때에 누가 워싱턴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관심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우리는 어떤가.
겉으로야 정치가 많은 부분을 좌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밀한 부분을 들여다보면 권력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정치란 경제권력의 꼭두각시가 될지 모른다.
왜 그런가.
자본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집단이나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작아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의 권력이동은 완결된 스토리는 아니다.
그것은 범세계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뚜렷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독자들은 미국내 권력이동의 역사를 통해 미국이 걸어온 길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세계적으로 기업을 향한 경제권력의 이동이 어떻게 진행될지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또 미국의 대기업 성장사를 놓고 현재라는 프리즘을 통해 과거에 대한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
실황중계라 할 만큼 미국 대기업들이 현대판 거상(COLOSSUS)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룬다.
예컨대, 11개의 미디어 회사가 미국 일간지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개 기업이 전체 잡지 수의 50% 이상을, 5개 출판사가 출판업계 전체의 50%를 점하고 있다.
이 책이 다루는 또 하나의 목적은 사회에서 차지하는 기업의 위치에 관한 논쟁이다.
기업은 사회가 자신에게 위탁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반면 다른 비판가들은 기업처럼 사회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이 경제적 성과를 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책은 두껍지만, 흥미를 끄는 장을 중심으로 읽어나가면서 미국 기업의 성장사를 정리할 수 있는 책이다.
<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gong@go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