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길라잡이] (10) 가치투자..부채적고 시장지배 내수株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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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주 < 대우증권 전문위원 >
현재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720선을 약간 넘어있다.
1980년 1월 4일을 100으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가 처음 1,000을 넘은 것은 지난 1989년 3월 31일이었다.
그 이후 두 차례 더 1,000를 돌파하는 시도를 했으나 결국 22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700에 머물고 있다.
처음 1,000을 넘어선 1989년 3월을 기준으로 보면 13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주가는 30%정도 더 낮아져 있으니 투자가들이 주식에 매력을 느끼기가 어렵다.
그러나 만약 1988년 말(종합주가지수 907)에 투자를 해서 2001년 말(종합주가지수 693)에 투자금액이 10배 이상 늘어난 회사가 있다면 어떨까.
지난 14년간 10배 이상 주가가 뛴 주식은 6개다.
상승률 순서대로 보면 롯데칠성(28배),남양유업(23배),삼성화재(23배),삼성전자(20배),롯데제과(17배) 그리고 태평양(12배)의 순이다.
이들의 특징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5개 회사가 내수업체라는 것.
또 5개 회사가 모두 개인을 고객으로 하는 소비재 또는 서비스 회사다.
삼성전자만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생산재를 만들고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다수의 개인을 고객으로 하는 가전제품 등을 만들고 있다.
또 삼성전자를 제외한 5개사를 보면 최신 기술을 갖고 경쟁하는 회사라기보다 회사의 이름이나 이미지가 뛰어난 회사다.
그리고 제품의 종류가 많아서 회사가 제품의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가 눈치를 채기 어렵다.
즉 회사는 원가 압력 요인이 있다면 신제품을 만들어 쉽게 이를 제품 가격으로 전가할 수 있다.
개인 소비재로 유통망 관리가 중요하다.
또 회사를 유지 발전하는데 대규모 투자자금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외환위기를 전후해서 여타 경쟁사가 어려워지며 이들 회사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진 것도 주요한 변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경기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지않고 해외 요인에도 영향이 적어 영업실적이 항상 안정적인 회사다.
위 6개 회사의 뒤를 이어 수익률이 높은 농심(9배),신세계(9배),유한양행(9배) 등을 봐도 비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회사들의 재무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부채비율이 높지 않고 운전자산을 잘 관리하고 있다.
즉 재고가 많거나,외상매출이 많지 않아 운전자산에 쓸데 없이 현금이 잠겨 있지 않다.
그리고 언제나 순이익보다는 영업활동에서 나오는 현금이 더 많다.
투자 금액이 크지 않으니 당연히 영업활동에서 나오는 현금 안에서 투자하고,필요하면 돈을 빌리기보다 증자로 자금을 조달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매출액영업이익률의 절대 수준이 높지는 않았으나 아주 안정적이라는 것.
영업이익률이 안정적이라는 뜻은 앞에서 본 것처럼 원가 상승요인을 제품 가격으로 넘길 수 있다는 것이며 실제로 원가 상승 요소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 2~3년 사이에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률이 크게 높아졌다.
이것을 보고 한가지 투자전략을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내수시장에서 다수의 개인을 상대로 일상 소비재를 생산하며 시장 지배력이 최소 30% 이상인 회사를 찾는다.
그리고 재무적으로는 영업실적이 안정적이고 부채비율이 낮으며 현금흐름이 좋은 회사를 찾는다.
이렇게 대상회사를 찾은 뒤에는 주가가 꾸준히 늘어나는 이익을 반영하지 않아서 주가와 이익 사이에 거리가 많이 벌어진 시점에 주식을 산다.
또 회사의 실제 상황은 나빠지지 않았는데 일시적인 요인으로 순이익이 줄고 이를 보고 주가가 내려가는 때도 좋은 투자 시점이다.
특히 주력 경쟁회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가 매수타이밍이다.
그리고는 주가가 벌어진 이익과의 거리를 메울 때까지 견딘다.
때로는 견뎌야 할 기간이 2~3년이 될 수도 있으므로 이런 방법으로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은 미리 분명한 원칙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위에 나온 회사가 앞으로도 과거와 같이 높은 투자수익를 낼 것이라고 전망 하는 것은 아니다)
sazuha@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