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가에선 '더블 딥(Double Dip)'이란 단어가 거의 사라졌다. 대신 '더블 버텀(Double Bottom)'이란 말이 유행한다. 지난 7월과 10월의 저점이 '이중 바닥'을 형성하면서 경제나 증시가 바닥권을 탈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 10월9일 이후 지난주까지 다우지수는 8주 연속 상승했다. 8주 연속 상승세는 98년 1분기이후 4년반만에 처음이다. 목요일 추수감사절휴일과 금요일 반나절장으로 짧은 한주였지만 다우는 1.04% 오른 8,896.09로 장을 마감했다. 9,0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나스닥과 S&P500지수도 각각 0.68%와 0.62% 오른 1,478.78과 936.31을 기록,연속 3주 상승을 이어갔다. 지난주 상승의 원동력은 경기회복 기운이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가 54.3으로 10월(45.9)을 크게 웃돌면서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이상으로 뛰어올랐다. 10월 내구재주문도 예상치를 크게 웃돈 2.8%의 증가율을 보였다. 10월 기존 주택판매로 6.1% 치솟으며 7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3분기 GDP(국내총생산)증가율도 3.1%에서 4.0%로 상향 수정됐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간부들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내보이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있다"며 강력한 배수진을 친 발언이 잇따라 나오는 것도 증시에 힘을 주고 있다. 빠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지난주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장세 우려를 씻어낸 셈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경기관련 주식인 캐터필러 주가는 3% 오른 주당 44.90달러를 기록했다. IBM 인텔 휴렛팩커드 등 기술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연중 최대 쇼핑시즌인 연말연시를 앞두고 소매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분석들이 나오면서 월마트 등 백화점업체들은 강한 상승대열에 끼이지 못했다. 매출회복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내년부터 매장에서 신용카드결제를 허용한다고 발표한 맥도날드도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연말장세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이 많은 편이다. 우선 경제가 좋아지고 있고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지난 10월9일 이후 두달동안 다우지수가 22% 급등했기 때문에 이같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연간등락률을 플러스로 돌려놓을 가능성까지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장애물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8일로 예정돼 있는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리스트 제출 마감일이 증시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 이라크의 태도에 따라 전쟁의 향방이 달라지는 탓이다. 연말 소매매출도 아직은 우려대상이다. 메릴린치는 연말 매출이 지난해보다 3%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