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yang@mail.kitca.or.kr 회사차를 바꾸고 상당기간 지나도 기사는 새차의 기능들을 모른 채 핸들과 액셀,브레이크만 사용해 그저 운전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정용차의 경우도 거의 비슷하다. 매뉴얼을 숙지해 최적의 운전을 하려는 의식이 대체로 철저하지 않은 듯하다. 주변의 TV를 보아도 최적의 상태로 튜닝돼 작동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복잡한 HDTV가 나온 뒤로는 더욱 그렇다. 제대로 맞춰 보려고 어려운 표현의 매뉴얼을 뒤져보다 잘 안되어서 케이블 방송회사,제조사의 AS센터,제조사의 본사기술진까지 차례로 내방시켜 손보아도 각기 그 대답과 처방이 다르다. 전문기술자들이 이런 형편에서 일반 가정은 전원과 채널장치만 사용하며 대부분 불만을 모른다. 이런 바탕에서는 새로운 창조나 발명의 기회가 생성되기 힘들다. 유럽의 고성(古城)에 진열된 큰 마차나 정교한 철갑옷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많다. 중형버스만한 크기에다 스프링과 제동장치를 갖춘 수레의 동력원을 말 대신 엔진으로 바꾸면 가솔린차의 원조와 비슷해진다. 그들이 '바퀴'를 써 '속도'를 활용할 때,우리 선조들은 걷는 수단밖에 없었다. 이것은 능률의 차이만이 아니라 과학과 경쟁의 세계에서 차원이 판이한 문제다. 혹자는 측우기 금속활자 대포 조선실록을 말하지만 이것이 전수되고,발전되고,현대화된 흔적이 어디 있는지…. 우리는 "기계는 문외한이라서…" "형광등은 관리인 불러서 바꾸면 돼요"라고 부끄럼없이 말한다. 이런 세태에 미국고교생이 우편주문한 부품으로 차를 조립해 완성했다거나,영국 여고생들이 학교에서 재봉틀의 분해,조립을 익힌다거나,미국주택의 차고에는 우리나라 작은 카센터만한 장비가 갖춰져 있어서 웬만한 수리는 스스로 한다는 얘기들이 주는 의미를 알 수 있을까. 전자제품 선진국인 일본도 스피커만큼은 아직까지 영국제품을 못 쫓아간다고 한다. 전문가들 견해는 어려서부터 주변에서 클래식에 젖어 사는 영국인들의 우수한 음감 때문에 일본 엔지니어는 아무리 해도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도 독야청청(獨也靑靑),일조일석(一朝一夕)은 있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자동차,휴대폰,인터넷의 일상화는 속도와 유용성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기계와 기술에 친숙해지는 전례없는 계기가 되어 장래에 걸쳐 국민성의 변화를 통해 우리 과학·기술의 발전에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