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인천 앞바다를 떠난 3백20마리의 젖염소떼가 24시간의 항해 끝에 남포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트럭에 실린 젖염소들은 새로운 보금자리인 황해북도 봉산군 은정리 목장으로 옮겨졌다. '한국대학생선교회' 소속 학생들의 성금으로 이뤄진 이번 통일 젖염소 북송은 MBC와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남북농업교류의 일환이었다. MBC는 지난 1년 동안 13번의 방북취재를 거쳐 카메라에 담은 은정리 젖염소 목장의 변화 과정을 3일 오후 11시5분 '현지 보고,통일 염소의 대장정-남북농업교류,1년의 기록'을 통해 방송한다. 은정리 젖염소 시범목장은 자연 초지 규모만 6백만평이 넘는 초대형 목장이다. 목장과 방목지를 잇는 도로 길이만 해도 38㎞. 찬바람만 불던 이 목장은 남쪽의 지원을 받아 축사,건초 창고 등이 들어서면서 차츰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이 곳 목장에 새로 자리잡은 남한 젖염소들은 새끼를 낳고 젖을 짜내면서 남북농업교류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17세의 나이에 새끼 염소를 능숙하게 받아내던 관리공 소녀는 "염소 새끼가 많이 태어나서 온 나라에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는 젖염소 북송 외에도 북한의 농업기반을 새로 일으키기 위해 평양 농기계 수리공장 건설과 농기계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취재진은 평양시 사동구역 내 남북 합작 농기계수리공장 건설 과정과 남측에서 보낸 50대의 콤바인이 북한 전역의 추수현장에서 농민들의 일손을 덜어주는 모습 등도 화면에 담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