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 가구단지에 입주한 S가구. 이 회사의 현장 종업원 14명 가운데 내국인은 한명도 없다. 인근에 있는 K가구 등 4개 가구업체 역시 모두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산을 맡고 있다. 김포단지 내 주방용품업체인 B산업의 경우 종업원 10여명이 모두 45세 이상 주부들이다. 옆에 있는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젊은 남자 종업원들을 벌써 몇년째 못구하고 있는 탓이다. 산업현장에서 숙련공의 대가 끊기고 있다. 근무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 생산현장의 경우 사정은 더욱 심각, 상당수 기업들이 일용직이나 외국인 주부 인턴사원 등 임시직으로 하루하루를 꾸려나가고 있다. 정규직 생산직원들도 50세 이상의 고령자층이 많아 공장에서 현장기술자의 맥이 끊기고 있다. 특히 도금 열처리 염색 주물 단조 용접 등 산업의 뿌리를 형성하는 산업일수록 젊은이들의 기피 현상이 심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3∼5년내 이 분야 기술인력은 공백현상이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자전거산업의 경우 이같은 이유 등으로 아예 부품생산기반이 무너져 부품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해 조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현장 기술인력 단절은 더욱 심해져 기계 운송장비 전기장치 가전제품 등 완제품 생산도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7천38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인력실태조사에서도 중소업체의 생산직 근로자 가운데 33.2%가 임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