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중 정호코리아 대표는 지난 1991년6월 베트남 방문길에 올랐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실시한 베트남 투자단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유엔공업개발국(UNIDO)의 주선으로 베트남정부 인민위원회가 초청한 행사였다. 소 대표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베트남을 관광이나 한번 해본다는 생각으로 신청했는데 투자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당시 베트남은 미수교국으로 공식초청을 받지 않고는 방문할 수 없었다. 소 대표는 베트남 방문기간 중 인민위원회의 소개로 꽁띠자이너카를 방문했다. 꽁띠자이너카는 신발 장갑 등을 생산하는 베트남에서는 규모있는 중소기업이다. 소 대표는 이 회사로부터 모든 조건을 다 수용할테니 설비와 기술만 제공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이후 원단과 샘플을 주고 가방을 만들어보게 시켰다. 소 대표는 "일을 시켜보니 손재주가 있어 베트남 투자에 성공 가능성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호코리아는 1992년 3월 30만달러를 투자해 꽁띠자이너카 공장에 생산설비를 시설하고 가방생산을 시작했다. 베트남 투자는 유럽수출길을 여는 관문이 됐다. 소 대표는 "프랑스 지와이엘에 가방수출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합작사업을 진행하던 소 대표는 1996년초 단독 현지법인 설립을 결심한다. 베트남 공장측이 기술을 배우자 합작파트너와 협의도 없이 독자수주에 나서는 등 협력관계가 삐걱거리게 된 것이 원인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소 대표는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기 위한 준비를 하나씩 해나갔다. 우선 현지조사를 철저히 했다. 공장입지 인력확보 행정관행 등을 샅샅이 파악했다. "6개월동안 현지에 머물며 공장지을 만한 웬만한 곳은 다 다녀봤어요. 비포장 도로를 먼지를 뒤집어써가며 다녔고 끼니는 빵과 삶은 계란으로 때웠습니다" 이렇게 해서 정한 곳이 하이퐁시 인라오군. 비포장 도로옆 논을 후보지로 결정하고 군청을 방문했다. 인라오군에는 당시 공장이 없어 공장유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베트남 공장은 1997년3월 가동에 들어갔다. 직원은 1천여명. 인라오군 지역민 대부분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생산된 가방은 일본 유럽 지역으로 수출된다. 올해만 1천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소 대표는 "1백명의 직원을 모집하는데 1천여명이 몰려올 정도로 인라오군에서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정호코리아는 지역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전쟁 미망인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고 주민들을 위해 무료 건강검진 및 치료활동을 한다. 또 지역민들과의 화합을 위해 친선축구대회도 열고 있다. 소 대표는 "연간 3백만개를 생산하는 베트남공장을 내년 상반기중에 5백만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0년 설립된 정호코리아는 코스닥 등록법인으로 4년전 출시한 여성의류 브랜드 "미니멈"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들어 해외매장을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와 하이퐁에 매장을 냈다. 선전 항조우 난징 등 중국에도 매장을 갖고 있다. 회사측은 올연말까지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에 10개의 매장을 추가로 내기기로 했다. (02)697-9682 글=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