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라인용 감광액 분야에서 동진쎄미켐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공인받은 셈입니다." 박정문 동진쎄미켐 사장은 이달부터 시작된 'ArF레지스트'의 미국 수출에 대해 이렇게 해석을 달았다. 레지스트는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웨이퍼에 미세한 선폭을 그려넣을 때 사용되는 재료인 감광액을 의미한다. 보다 짧은 파장의 빛에 반응하는 감광액을 개발해야만 한층 더 미세한 선폭의 반도체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다. 최첨단 제품인 ArF레지스트는 4기가급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감광액이다. 동진쎄미켐은 지난달 28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ArF레지스트 공급회사로 선정됐다. 이달부터는 대미 수출에 나서면서 다른 세계 유수 반도체기업들과 공급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다. 박 사장은 "1기가급 생산용 감광액인 KrF레지스트도 첨단 제품으로 통하는데 4기가급 용도의 ArF를 양산한 것은 자랑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년간 연구개발에 주력하면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이룩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5∼6년 동안 ArF레지스트가 동진쎄미켐의 효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상장기업인 동진쎄미켐은 4기가급 용도의 감광액 품목 하나만으로도 내년 중 3백억원 정도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내년에 2천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동진쎄미켐은 가로 1.1m에 세로 1.2m 크기의 이른바 제5세대 LCD 생산라인에서 코팅재로 사용되는 재료(감광액의 일종)도 올가을부터 양산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컬러휴대폰용 초박막 액정 생산에 사용되는 컬러레지스트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박사장은 "LCD코팅재와 컬러레지스트도 세계적인 첨단 제품으로 평가받을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박 사장은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다 지난 84년 동진쎄미켐으로 자리를 옮겨 전자재료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02)337-4962 글=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