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부조리.푼수...엽기 파티..'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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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그리고 태권소녀"
제목이 긴 이 영화는 국내 영화사에 보기 드문 엽기코미디다.
잔혹한 장면이 아니라 터무니없이 과장된 상황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엽기다.
일반 코미디 감각보다 두걸음쯤 앞서 가는 이 작품에서 관객들은 적잖이 당혹할 것이다.
미래의 공간에서 우주인들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도입부,자신의 미모에 도취되거나 (실제로는 반대임) 낭비벽에 넘치는 배은희(조은지),그녀의 사치를 감당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남편 오두찬(최광일),학창시절부터 배은희의 보디가드를 자처해 온 태권소녀 황금숙(공효진).
이들의 이상야릇한 함수관계는 쉽게 해독되지 않는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동성애와 이성애가 합쳐진 "삼각의 사랑"이란 말로 설명된다.
주인공들은 사랑이란 이름아래 뭉친 일종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들이다.
사랑은 이처럼 합리적인 이유와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불가해한 실체다.
몰입되는 순간 서로를 향해 끝없이 욕망하거나 희생하는 양상으로 드러날 뿐이다.
사랑의 모순을 그럴 듯하게 해명하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때문에 이 영화는 합리주의를 지우고 비합리적이고 부조리한 사랑의 관계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주문한다.
다만 세 사람이 공존하려면 질투의 장벽을 걷어 내도록 요구한다.
일부일처제의 도덕관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컬트영화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사회의 이면을 향한 시니컬한 농담과 화장실유머는 당혹감에 빠진 관객에게 주는 보너스다.
영화는 도입부와 결말부에서 30년의 시차를 두고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동시에 중반에서 과거(고교시절)와 현재를 오가는 이중적인 시간여행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앞서 나간 구성과 유머에 일반관객들이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조은지는 외모의 분위기를 살려 자연스럽게 "푼수" 연기를 선보이지만 공효진은 다작 출연에 따른 부담 때문인지 고정적인 이미지를 답습했다.
대중문화계의 팔방미인으로 통하는 이무영감독이 "휴머니스트"에 이어 내놓은 두번째 작품이자 감독중심을 표방한 에그필름의 창립작이다.
6일 개봉.
18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