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바닥 찍었나.' 서울 강남권 집값이 바닥을 찍은 뒤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5일 강남 일대 일선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집값이 지난 10월 말 저점(바닥가격) 대비 1천만∼3천만원 정도 회복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되는 등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재건축 관련 호재도 '반짝 약발'을 내는데 그치고 있다. 전세시장의 경우 학군 이주수요가 몰리는 곳에선 매물이 조금 달리는 상황이다. ◆ 가격 회복단지 늘어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권 집값은 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대책 영향으로 추석 이후 5천만원 안팎 하락했다. 그러나 10월 말께 바닥을 찍은 뒤 앞서거니 뒷서거니 1천만∼3천만원 정도 가격을 회복하고 있다. 우성 선경 미도 청실 등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값은 12월 들어 저점 대비 1천만∼2천만원 상승했다. 대치동 현대공인 이영재 실장은 "대치동 아파트값은 추석 이후 3천만∼4천만원 정도 하락했다가 최근 1천만∼2천만원 정도 회복했다"고 말했다. 청담.도곡저밀도지구 내 아파트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도곡주공1차, 도곡주공2차, 영동주공 등 저밀도지구 아파트값은 추석 이전 가격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3억1천5백만원까지 하락했던 영동주공은 최근 3억4천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초구 반포저밀도지구도 마찬가지다. 반포주공 2.3단지 등은 11월 초 재건축기본계획이 발표된 뒤 3천만원 안팎의 회복세를 나타냈다. 잠실주공과 가락시영 등 송파구 일대 아파트도 10월 저점 대비 1천만∼3천만원 정도 값이 올랐다. ◆ 매수세 취약 =그러나 이 같은 가격 회복세도 지속적인 양상은 아니다. 매수기반이 워낙 취약하기 때문이다. 가격을 조금 회복하고 나면 매수세가 뚝 끊기면서 다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가락동 신한공인 장찬수 대표는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일반호가보다 몇 백만원 싸게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재도 오래가지 않는다. 잠실주공3단지는 재건축사업계획이 발표됐지만 호가만 1천만원 정도 올랐을뿐 찾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매물이 많은 것은 아니다. RE멤버스의 고종완 소장은 "저금리의 장기화로 대체 투자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매물이 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세수요는 늘어 =전세수요는 비교적 활발하다. 대치동 등 학군 이주수요가 많은 일부지역에서는 매물이 조금 달릴 정도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전셋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강남권 전셋값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개포동 에이스공인 조병희 대표는 "전세를 찾는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매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