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이르면 6일 조흥은행 인수 희망업체들의 입찰서 일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조흥은행 향방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의 판단기준은 가격과 은행산업 발전이다. 하지만 인수후보들이 써낸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 가격 경쟁력 =신한금융(신한금융+워버그핀커스+BNP파리바)과 서버러스(서버러스+신세이+제일은행) 컨소시엄 모두 6천원 안팎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생각하는 주당 원가는 5천7백50원(이자 포함).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최소 6천원대는 돼야 한다는게 금융계 중론이다. 더욱이 조흥은행 최근 주가가 액면가(5천원)를 웃돌면서 적정가격을 보는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수희망 기관들이 제시한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헐값 매각 시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 은행산업 발전 경쟁력 =조흥은행이 신한은행과 합병하면 단번에 자산규모 1백30조원의 2위 은행으로 부상, 국민은행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다. 금융당국이 내심 원하는 구도다. 하지만 조직간 갈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조흥은행 노조는 신한과의 짝짓기에 결사 반대하고 있다. 신한컨소시엄도 이를 고려해 조흥은행을 인수한 뒤 일정기간 자회사로 두면서 단계적으로 합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비해 서버러스는 자산규모 등을 감안, 조흥은행에 제일은행을 합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조흥은행의 내부 반발은 덜한 반면 제일은행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또 제일은행이 상장법인인 조흥은행과 합병할 경우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가 용이하다는 점도 서버러스의 장점이다. ◆ 조흥은행 내홍 고조 =조흥은행은 정부의 매각결정 이후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카드부문 매각과 방카슈랑스 합작사 설립 등이 모두 중단되는 등 경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더욱이 최근 노조가 실사자료를 반납하는 과정에서 P상무가 폭행을 당해 입원한 사태가 벌어지는 등 내부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