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파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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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UAL)이 신청한 18억달러 채무에 대한 정부보증이 거부됐다.
이에 따라 UAL은 조만간 파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 연방항공운송안정위원회(ATSB)는 4일 UAL의 자구계획이 회사의 재무구조 정상화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정부보증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UAL측은 "이달에만 10억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채무보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산보호신청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9·11테러가 직격탄=UAL의 심각한 경영난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세계 경기둔화와 9·11테러로 항공 수요가 급감한데서 비롯됐다.
보험료 인상 등 보안관련 추가 비용이 급증한 것도 원인이다.
일각에선 1996년 이후 대형 항공사들 사이에 전개된 무분별한 확장경쟁에서 UAL이 패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승객들이 저가 항공사로 대거 이동,이 회사는 하루 평균 8백만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UAL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직원 2만명을 해고하고,기내서비스를 일부 중단하는 등의 자구책을 추진 중이다.
또 연방정부의 대출 보증을 승인받기 위해 향후 5년6개월간 전 직원을 상대로 52억달러의 비용삭감 계획도 마련했다.
하지만 정비사노조 등이 임금삭감 방안을 거부하는 등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독자적 생존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미 콘티넨털항공의 고든 베슨 최고경영자(CEO)는 "2004년께면 UAL이 보유한 현금자산은 모두 동날 것"이라며 "고수익 운항노선을 매각하는 등의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UAL을 연방정부가 계속 보호하려 든다면 파산 규모만 키우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쟁사들,'UAL 죽이기'=UAL을 '파산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는 데는 노스웨스트 콘티넨털 아메리칸항공 등 경쟁사들의 대 정부 로비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경쟁사는 종업원 지주회사인 유나이티드가 항공업계의 인건비 인상을 부추겼다고 비난해 왔다.
회사 주식의 55%를 보유한 UAL의 조종사 및 정비사 등이 임금을 높게 책정,항공업계 전체 인건비만 높여놓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경쟁사를 한 곳이라도 더 줄이고,항공업계의 고임금 구조도 바꿔보자며 연방정부를 더욱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럽 항공사들도 UAL 죽이기에 가세했다.
미 정부가 UAL의 파산보호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이 또한 일종의 '보조금 지급 행위'에 해당한다며 선제 공격을 펴고 있다.
유영석·정대인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