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책이 있는 풍경] '이인식의 과학생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것은 내 분야가 아닙니다."
우리가 듣는 흔한 말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세상은 복합화와 융합화의 길로 달려가고 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간에 지식의 경계나 사업의 구분이 허물어져 내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책읽기를 통해 새로운 것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창조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잘 알지 못하는 분야 혹은 생소한 분야에 이따금 의식적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다.
그런 독서 여행에서 의외의 소득을 거둬들일 수 있다.
과학이나 공학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 사람들에겐 과학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그런데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서 남다른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과학의 대중화를 생각할 때면 이제는 고인이 된 칼 세이건을 떠올리게 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저술을 통해 새로운 미지의 영역으로 뛰어들고 그곳에서 유익함과 즐거움을 함께 얻을 수 있었겠는가.
국내에서는 이인식씨가 그동안 꾸준하게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가 최근 펴낸 '이인식의 과학생각'(생각의 나무)은 그가 2년 3개월 동안 연재한 과학 관련 칼럼을 모은 것이다.
과학과 시사를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다소 어색한 부분도 보이긴 하지만 이런 결점들을 충분히 덮을 만큼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는 과학 시사칼럼집이다.
책 속의 여러 주제들을 읽어갈 때마다 재미와 흥미를 듬뿍 느낄 수 있다.
중간 중간에 들어 있는 각종 사진들도 책 읽기의 흥미를 더해 준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1세기에는 정보기술과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필 책 돈 섹스 노화 종교처럼 근본적인 것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편 컴퓨터가 어디에나 널려 있는 '유비컴' 시대가 도래한다면 그것은 주변의 모든 물건이 지능을 갖고 스스로 생각하고 사람의 도움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밖에 이 책은 극미한 분자 기계의 개발이 가져올 나노기술의 세상도 그리고 있다.
마치 낯선 길을 떠나는 것처럼 일상과 무관한 분야의 책을 읽어보라.
아마도 삶과 일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gong@go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