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내년도 그룹 세전이익목표를 올해 수준인 15조원선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삼성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내년도 경영환경이 올해보다 악화돼 그룹 전체 매출액이 올해 전망치인 1백33조∼1백35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가계대출 부실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전자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수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은 이에 따라 내수경기에 의존하고 있는 금융계열사들은 수지가 악화되는 반면 수출비중이 높은 전자 계열사들은 수익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쉽지는 않겠지만 그룹 전체로는 올해 수준의 이익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매출액이 올해 40조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46조(우리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49조원(삼성증권 임홍빈 애널리스트)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영업이익은 9조원선, 순이익은 8조원선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내년도 설비투자와 관련, 삼성전자는 대체로 올해 수준 이상을 유지할 계획이다. 시장상황에 따라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가되 핵심부문엔 과감히 투자할 방침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9월 전자사장단회의에서 "올해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핵심사업과 핵심기술개발, 핵심인재 등에 과감히 투자해 성장잠재력을 키우라"고 지시했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반도체 12인치 웨이퍼 전용라인과 TFT-LCD 6세대 유리기판설비, 휴대폰 라인 등 전략사업에 대해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올해 선전했던 브라운관사업은 보수적 전망을 기초로 내년 사업계획을 짜는 대신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의 신규사업은 대폭적인 신장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기는 PC시장 경기가 조기에 회복되지 않으면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대응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삼성의 금융계열사들은 전반적으로 매출과 이익목표를 하향조정했다. 카드와 캐피탈은 특히 정부의 가계대출억제정책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이익목표를 크게 낮춰 잡았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삼성생명도 2003회계연도(3월말 결산) 순이익이 이번 회계연도 전망치 1조원 수준에 미달할 것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의 경우는 자동차 손해율이 낮아지고 있어 이익이 이번 회계연도의 3천3백억원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