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닐 이후'의 달러가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달러약세 반전을 예상하는 측은 오닐 전 재무장관이 대표적 '강한 달러' 주창자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취임 이후 업계의 불만에도 불구, "달러정책 수정은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나 발표할 사안"이라며 실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실제로 엔화대비 달러가치는 지난 2년간 6% 상승했다. 지난 주말 전격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가치가 엔화(1.1%)및 유로화(0.9%)에 대해 일제히 하락한 것도 '오닐=강한달러'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미 업계가 경제팀 개편을 계기로 '약한 달러' 압력을 다시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달러 약세반전을 전망하는 또다른 요인이다. 오닐의 사임이 달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경제팀 개편으로 미국 경제가 활력을 찾을 경우 달러가치는 오히려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주말의 달러가치 하락도 오닐 사임보다는 8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은 11월 실업률(6%) 때문으로 설명한다. 미국경제가 유럽 및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기미가 뚜렷하다는 것도 '달러강세 지속론'의 또다른 배경이다. ABN암로 외환전략가 그레그 앤더슨은 "신임 재무장관이 임명되면 감세 등 적극적 경기회복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주가 및 달러강세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후임자 결정이 늦어질 경우 불안감 확산으로 달러가치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