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다시 일어서는 亞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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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1990년대에 많은 사람들은 '21세기는 아시아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조만간 서방세계를 앞지를 것이라는 낙관론도 무성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빨리 시련이 닥쳤다.
10년 동안 강세를 보였던 태국 바트화는 90년대 말 아시아지역이 경제위기에 휘말리면서 급락했다.
아시아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함께 사그라졌다.
아시아지역에 금융위기가 닥친 뒤 사람들이 느낀 것은 경제번영을 떠받친 구조물들이 너무 취약했다는 것이었다.
허약한 펀더멘털의 핵심은 '자본의 불균형분배(misallocation of capital)'였다.
돈이 수익성을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인맥이나 정치적 관계 등에 의해 분배됐다.
결과적으로 부동산에서 자동차시장에 이르기까지 과잉투자가 만연했고,전반적으로 유동성이 넘쳐났다.
이런 왜곡된 자본시장에 금이 가면서 충격은 생각보다 커졌고,외국인 투자자들은 서둘러 아시아지역을 떠났다.
우여곡절은 겪은 이 지역에 다시 희망이 생겨나고 있다.
여러 면에서 오늘날 아시아는 80년대 유럽과 유사점이 많다.
폭스바겐 다임러벤츠 등 유럽의 선두기업들은 80년대 들어 투명한 원리가 작동하고,자유시장을 존중하는 국제자본시장에 본격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럽기업들이 국제자본시장에 적응하는 데는 10년 정도가 걸렸다.
아시아지역은 국제자본시장에 대한 적응이 더욱 빠르다.
밀려오는 외국자본이 아시아기업들의 적응력을 더 한층 강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아시아지역 대표기업들은 이미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기업은 싼 자금을 이용,국제적 기업으로 성큼 도약하고 있다.
또한 지역내 금융산업을 발달시키는 촉매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97∼98년 아시아지역 금융위기를 초래한 '달러부족'도 거의 해소됐다.
아시아지역에는 달러가 넘치고,자본시장의 펀더멘털도 확실히 긍정적으로 변했다.
시장의 자본은 수익성 및 가치가 있는 곳으로 적절히 분배되고,위기를 견뎌낸 금융회사들은 전처럼 무분별하게 기업대출을 확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부실대출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주가 움직임도 양호해졌고,증시의 국제환경 민감도도 다소 약해졌다.
국제환경도 크게 변했다.
특히 전기와 통신분야에서 아시아의 대표적 기업들과 미국 관련기업들간의 자금조달 금리차(스프레드)가 크게 줄었다.
지역내 금융회사들의 자금운용기법도 점차 섬세해지고 있다.
자금조달 기준의 핵심척도는 물론 기업의 펀더멘털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투자자들의 신뢰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아시아기업들의 투명성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기업지배구조가 좋아지고 회계기준이 투명한 기업들은 이미 자금조달 시장은 물론 증시에서도 혜택을 보고 있다.
조달비용은 낮아지고,만기는 길어지고 있다.
또한 점점 다른 많은 기업들이 대표기업들의 사례를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경제는 아시아경제의 위상을 그 어느 때보다 높여주고 있다.
아시아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외국인 자금유입도 빨라지고 있다.
아시아국가들은 이런 변화를 잘 활용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정리=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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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Asia's Capital Markets Drive Recovery'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