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경제팀은 일단 '기업인-월가 금융인'의 진용으로 짜여졌다. 신임 재무장관으로 내정된 존 스노는 철도회사 겸 종합화물운송업체인 CSX의 총수이고,백악관 경제수석으로 결정된 스티븐 프리드먼은 월가 금융회사인 마시&맥레넌 캐피털의 회장이다. 퇴진한 '오닐-린지'경제라인과 비교할 때 재무장관은 똑같이 기업인 출신이다. 그러나 경제수석은 로렌스 린지 전 경제수석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를 지낸 정통 경제학자인데 반해 프리드먼 내정자는 금융맨으로 친(親)월가 성향을 띠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제조업계와 금융계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인물들로 경제팀을 새로 짠 셈이다. 부시 대통령이 또 다시 기업인을 재무장관으로 기용한 것은 기존의 기업감세 정책을 확대 발전시켜 신규투자를 유도해 제조업계의 빠른 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금융인을 경제수석으로 발탁한 것은 배당소득세 감면 등 월가가 기대하는 자본이득세 인하 정책을 추진,증시를 조기에 회복시키기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의 등장으로 경기부양책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특히 1990년대 초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과 함께 골드만삭스 공동회장을 역임한 프리드먼 경제수석 내정자는 '부시 행정부에 월가전문가가 없다'는 약점을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의 스노 재무장관 내정자는 포드 행정부에서 교통부차관보를 역임한 뒤 지난 77년 CSX부사장으로 합류,89년에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했고,91년부터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그는 오닐 전 재무장관과 달리 언론을 통한 정책설득 능력이 뛰어나고,워싱턴 정치인들과의 교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드먼 경제수석 내정자는 '공화당의 로버트 루빈'으로 불릴 만큼 금융지식에 정통하고 월가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94년 골드만삭스를 떠나 마시&맥레넌에서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