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애니메이션학교 등 특성화고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만성적인 대졸 취업난,평생직업시대 등의 영향으로 고등학교때부터 아예 재능과 적성에 맞는 직업교육을 받아 일찌감치 전문직업인의 길을 가려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모집정원조차 못 채우는 일반 실업계고와는 대조적으로 몇몇 인기 실업계 특성화고는 전국적으로 지원자가 몰리면서 평균 7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9일 2003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끝낸 25개 실업계 특성화고의 입학 지원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애니메이션고의 경우 1백명 모집에 7백72명이 지원, 평균 7.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만화창작과와 애니메이션과는 각각 17.0대 1,8.56대 1의 높은 지원율을 기록했다. 또 한국조리과학고 2.8대 1, 영산포여상고(미용과) 2.3대 1 등 10여곳이 2대 1 안팎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전국 7백45개의 일반 실업계 고교중 전체의 45%인 3백41개교가 모집정원을 못 채우는 등 실업계고 평균 경쟁률이 0.98대 1을 기록한 것과는 큰 대조를 보이는 것이다. 몇몇 특성화고의 합격선은 중학교 내신성적 10∼30%선에서 결정될 정도로 우수한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한국디지털고의 경우 특별전형(학교장 추천) 합격자는 중학교 전교석차 상위 5.4% 이내였고 일반전형 합격자 평균도 전교 석차로 상위 12.05%대에 속했다. 선린인터넷고는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30% 이상인 학생만 뽑았다. 이처럼 특성화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 '간판'보다는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미리부터 계발하려는 '실리추구형' 청소년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첨단 설비를 바탕으로 소수 정예의 실기 위주 수업을 제공하는 특성화고의 커리큘럼도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한국애니메이션고가 대표적인 예. 정규 방송국을 방불케하는 영상 스튜디오와 애니메이션 편집작업실, 시가 2억원 상당의 고화질 디지털카메라 등 웬만한 대학이나 기업체 못지 않은 첨단시설을 구비해 놓고 있다. 한 학급당 인원은 25명으로 개별 작업실까지 갖추고 있다. 실무경험이 많은 산.학 겸임 교사를 초빙해 현장감있는 강의를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다. 구자영 한국 애니메이션고 교무부장은 "두세명씩 팀을 짜서 작품 기획부터 제작, 프리젠테이션까지 실제 산업현장과 똑같은 방식으로 실습 위주의 수업을 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업계 특성화 고교는 특정분야에 남다른 소질과 흥미를 갖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찍부터 현장.실습 위주의 직업교육을 시키는 학교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을 수 있고 입시 위주의 획일화된 교육에서 탈피, 특화된 커리큘럼을 운영할 수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