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에 도전한다] 한경 '최고도전 10社'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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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서 은어를 잡아 서울로 가져오면 수조안에서 모두 죽어버린다.
그런데 이 은어를 죽이지 않고 산 채로 서울까지 가져오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은어의 적(敵)인 메기 몇마리를 함께 넣어두면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과 팽팽하게 대치하는 상황이 오히려 은어를 살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동물들은 적과 팽팽하게 경쟁할수록 더 강해진다.
사람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다.
한국에서 중견기업끼리 가장 치열하게 싸운 기업은 특장차를 만들던 광림기계와 수산중공업이었다.
이 두 기업은 90년대초부터 7년여간 어느 시장에서든 끊임없이 부딪쳤다.
그 바람에 현대 쌍용 등 대기업이 점유하던 특장차 시장을 두 회사가 차츰 확대해 나갔다.
그러나 광림기계가 자금난으로 쓰러지자 이상하게 수산중공업도 몰락의 길을 걷고 말았다.
요즘 많은 중견기업들이 상대방을 쓰러뜨리지 못해 이를 악문다.
저 상대방만 이기면 모든 시장은 나의 것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사사건건 경쟁한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이 경쟁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나 기업은 경쟁에서 벗어나는 순간 '은어'처럼 너무나 쉽게 무너진다.
따라서 우수기업이 되려면 한 경쟁자가 쓰러지면 또 그보다 힘센 경쟁자와 부딪쳐야만 한다.
국내에서 우수기업으로 부상하면 이번엔 선진국 기업과 몸싸움을 벌여야 한다.
여기서 일본기업과 네덜란드기업을 한번 비교해 보자.
사실 기술면에서 일본기업은 네덜란드기업보다 대부분 앞서있다.
그런데도 최근들어 일본기업들은 사기를 잃어가고 있는데 비해 네덜란드기업들은 의욕이 왕성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기업들은 30년간 한우물만 파왔다는 걸 드러내 놓고 자랑하는데 비해 네덜란드기업은 30개국에 내다 판 걸 자랑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한우물을 오래 파봤자 적과의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하면 사양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한국의 우수기업들도 네덜란드기업들처럼 개방적인 경쟁체제에 익숙해져야 한다.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등 어느나라 기업과도 인정사정없이 맞붙어야 한다.
네덜란드 중소기업들을 찾아가 보라.
아무리 작은 기업에 가도 말단사원까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는가.
네덜란드는 작은 나라이지만 C&A 악조노벨 DSM 아홀드 마크로 등 세계적인 기업을 숱하게 가지고 있다.
이곳에선 1백년이상 버틴 기업엔 로열더치셀처럼 '로열'이란 칭호를 부여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나라엔 로열이란 칭호가 붙은 기업이 5백여개에 이른다.
이 사실은 개방적이면서 치열한 경쟁상황에 놓인 곳에서 살아가는 기업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기업들도 장기간 우수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려면 경쟁을 피해 다니지 말아야 한다.
자기보다 강한 기업에 먼저 싸움을 걸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이 시대에 싸움을 거는 방법은 4가지가 있다고 얘기한다.
첫째는 전면전, 둘째는 유인(誘引)전, 셋째는 틈새전, 넷째는 고객창조전이라는 것이다.
이 4가지 전략에서 중소기업이 먼저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유인전과 틈새전일 것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싸움만 건다고 이기는 건 물론 아니다.
싸움을 걸기전에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가를 네덜란드 사람 히딩크로부터 많이 배웠다.
그러나 중소기업청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중소기업 가운데 히딩크식 경영전략을 도입한 기업은 아직까지 전체의 11.4%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말해 멀티업무 수행능력자 양성 탈(脫)연고 경쟁 제일주의 인재적재적소 배치등 히딩크식 전략을 도입한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지연 학연 혈연에 얽매여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히딩크 전략을 도입한 중소기업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히딩크전략을 도입하고 일어난 조직내의 변화로는 의사소통원활이 30.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권한책임의 명확화(24.7%), 경쟁마인드 제고(19.9%), 원칙과 규율확립(15.6%) 등으로 나타났다.
실제 네덜란드 기업들은 히딩크식 경영전략을 오래전부터 전개하고 있다.
그들은 경쟁제일주의를 오래전부터 실천해온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 한국경제신문은 경쟁제일주의를 실천해온 우수기업 10개를 선정, 여러 기업들에 타산지석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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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도전 기업의 5대 전략 ]
1.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 먼저 싸움을 건다.
3. 학연 지연을 버린다.
4. 능력자를 우대한다.
5. 멀티플레이어를 양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