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호 박사의 '인터넷 세상'] '말의 해'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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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해인 2002년도 저물어 간다.
새로운 한해가 시작될 때 말처럼 용솟음치며 기상하자던 바램들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가.
인터넷 세상에서도 이제는 금년 한 해를 정리해 보고 새롭게 다가올 내년 한해를 준비할 때이다.
인터넷을 인터넷인프라 솔루션 콘텐츠 상거래의 4계층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기반 산업인 인프라시장과 솔루션시장은 움직임이 없거나 내리막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응용산업인 콘텐츠시장과 상거래시장이 현상을 유지하거나 도약하는 한 해였다.
그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다.
초반기 기반산업이 강세를 보이다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러 포화상태가 되면 성장이 주춤하고,응용산업 쪽이 부흥하는 세상 흐름의 이치 때문이다.
올해 인터넷의 또다른 특징은 "인터넷 조정기"였다는 점이다.
"될 나무"와 "안될 나무"가 구별되며 옥석가리기가 진행된 한 해였다.
그 가운데서도 말처럼 용솟음친 2002년의 승자는 인터넷 쇼핑몰과 인터넷 게임,그리고 무선인터넷 시장이다.
그동안 크게 누적적자를 기록하던 인터넷 쇼핑몰 부분에서 비록 작지만 흑자를 기록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인터넷 게임산업이 크게 도약하는 한 해였다.
무엇보다도 무선인터넷 시장이 활기를 띠며 정중동의 시장을 리드한 것이 돋보인다.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라는 큰 기둥에 파묻혀 인터넷 자체가 외부에 크게 나타나지 않은 한 해이기도 했다.
언론지상을 장식하던 인터넷에 대한 찬사도 이제는 사라진지 오래다.
연말이면 꼭 존재했던 한해의 인터넷 10대 뉴스를 발표하는 신문이 하나도 없는 것은 모든 신문을 다 읽어보지 않아서 일까.
인터넷을 통해 인터넷 10대 뉴스를 검색해 보면 지난 해 12월 발표된 기사들만 외롭게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에 종사하던 한 사람으로서 서운한 마음이 들기에 앞서 그것은 오히려 인터넷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더욱 보편화되어 인터넷의 가치에 대한 체감지수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이란 말이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라는 광고 구호가 머리 속에 강하게 남는다.
이제 새로운 한해를 맞이할 때이다.
다가오는 "양의 해"는 "순하면서도 자기 것을 찾는 양"처럼 혼란스러웠던 시장이 잘 정리되며 새로운 자리매김하는 축복된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 (주)에스이 사장 kangseho@unite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