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누가 되든 '경제'다..金鎭愛 <건축가.(주)서울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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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남짓 후면 21세기 첫 대통령이 나타난다.
당선의 기쁨도 잠깐,환호도 잠깐,가장 힘들고 가장 중요한 시대를 '받쳐주어야' 할 국가 최고지도자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
어느 시대라고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지만,이번 대통령 시대가 왜 중요하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있지 않을까?
첫째,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서 어정거리다 주저앉지 않을까 걱정되는 시대,세계 경쟁은 치열해지고 경제구도 재편이 유동적인 시대,'신경제'는 불투명하고 '구경제'는 허우적대는 시대,중국의 도약이 반갑지만 내공이 약해 꼬리를 밟힐까 걱정되는 시대,IMF 위기를 넘겼지만 여전히 구조적 펀드멘털 문제가 불안정한 시대,나라나 개인이나 빚은 많고 어떻게 줄일지 고민인 시대,10년 후 우리 나라 5천여만,북한 포함 8천여만이 무얼 먹고 살지 분명찮은 시대다.
수출해야 먹고 사는 대한민국 아닌가?
둘째,우리 사회의 의식 수준도 뒤뚱대는 시대다.
'좋다는 것이라면 다 하고 싶은 의식 발전'이 경제 발전 수준보다 지나치게 앞지르는 것 아닐까.
더구나 사회적이 아니라 개인적,이해집단 차원에서 일어나는 듯 싶다.
소비수준,사교육 투자도 그러려니와,노동조건 복지수준에서도 우리 사회 발전단계에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 판단이 긴요한 시대다.
셋째,시대의 조류인 '정치화 시대' '각개집단 목소리 높은 시대'에 적합한 의견 조율,반대 의견에 대한 설득,국론 통합의 메커니즘이 어느 만큼 작동하는지도 의문되는 시대다.
상반되는 의견,다양한 이해집단,대립하는 정치세력이 있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사이에서의 조율과 이해를 만들어가고,적어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공통기반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다.
갈등을 줄여야 생산성이 높아지는 시대다.
넷째,더욱이나 세계에서 그리 고운 시선만 받고 있는 것도 아닌 대한민국 아닌가.
꽤 크게 자란 대한민국,세계에 감동적인 모습도 보여 준 대한민국.
'남한-북한'의 현실이지만 세계에서는 '하나'로 여겨지기도 하는 '코리아'.
그렇기에 견제도 많이 받고 기대도 많이 받고 눈총도 많이 받고,그래서 더 부응하기 어려운 시대다.
분수도 지키고 분수도 키우면서 '대한민국적인 세계국가'가 되는 길이 무엇일까,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다.
그러니,21세기 첫 대통령은 사면초가인 상황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5년 전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위기라는 위기상황에서 힘을 몰아주었다는 이점을 가졌다면,21세기 첫번째 대통령은 '복합위기'에서 암중모색만 하다가 타이밍을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강점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잘 뭉친다는 점일 것이다.
약점이라면? 문제가 선명치 못하거나 꼬이거나 다난한 이해집단이 있는 '복합위기'에서 차분하고 끈질기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 우리의 결점이다.
새 대통령은 이 결점을 극복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제가 관건이다.
이른바 경제 고유적 사안들뿐 아니라 '정치 개혁,권력구조 개편,지역주의 극복,남북 교류,교육체계 재구축,복지체계 발전,인재 활용,지역간 특성 개발,문화 발전' 모두가 경제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돈 벌자,더 잘 살자' 하는 좁은 뜻의 경제가 아니라,'합리적인가,성장의 밑바탕이 되나,갈등을 줄이나,사회비용을 줄이나,소외 계층을 줄이나,더 편해지나,더 행복해지나'같은 '사회적 의미의 경제 마인드'가 유지된다면,네거티브로 치닫는 복합위기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는 언제나 경제로부터 오고,그 위기를 방지하는 것은 언제나 경제외적인 사회인프라라는 것을 부디 잊지 말아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가장 먼저 반대 세력을 다독이고 그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합리적 경제마인드를 가지고 경제 고유사안들과 경제 외적 인프라사안들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는 분위기를 만들기를 정말 바란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21세기 첫 대통령은 '이끄는 대통령 시대'가 아니라 '받쳐주는 대통령 시대'를 열어야 한다.
'큰 목적을 위해 합리적으로 통합하고 화합하는 대한민국'을 받쳐줄 대통령을 기다린다.
jinaikim@seoulforu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