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기업에 대해서는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마리오 몬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같은 혁신적인 내용을 담은 새 법안을 11일 EU 경쟁위원회에 제출한 뒤 3개월간의 의견 조율을 거쳐 내년 중순께 정식 발효시킬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FT는 "EU의 이번 조치가 소수 기업에 집중된 시장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제안됐다"며 "이같은 구체적인 합병 규칙은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제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EU의 합병규칙은 구체적인 수치가 명문화되지 않은 채 "합병 회사가 시장에서 월등한 지위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면 이를 불허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EU측은 이 법의 적용을 유럽지역 뿐 아니라 유럽시장과 관련있는 전세계 기업들에도 모두 적용할 계획이어서 역외국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EU 경쟁위원회는 지난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하니웰 인수를 불허,미국과 심한 마찰을 빚은 바 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