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TV토론에 앞서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충청표를 의식한 실현 불가능한 사기극""수도권 과밀해소를 위해 1년전부터 준비한 것"이라며 공방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충청권 수도이전을 사실상 천도(遷都)로 몰아붙이며 집중 공세를 폈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이날 선거전략회의에서 "수도는 상징성과 역사성이 있는 것인데 땅 수십만평을 사서 말뚝 박고,건물을 짓기만 하면 수도가 된다는 사람이 정상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냐"며 노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김 총장은 이어 "현 단계에서 행정수도가 이전된다면 행정 정치 경제 사회 등 국가 중추신경의 이전으로 엄청난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군사적 의미가 큰 인구 2천만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 사수를 포기하는 오해를 불러 안보붕괴마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당 공약정책위도 논평을 내고 "로마의 네로 황제나 조선말기 대원군같은 제왕적 발상"이라며 "수도권 과밀문제를 40조원 이상이나 소요되는 '서울버리기 전략'으로 해소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서울 이전 6대불가론'을 제기했다. ◆민주당=한나라당이 사기극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정책대결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며 반박했다. 임채정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수도권과밀로 서울과 지방간의 격차가 심화되고 교통 공해 범죄 등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은 지난해 6월부터 검토됐고 여론조사에서도 57%의 국민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임 본부장은 또 "인구 50만명 규모의 행정수도를 건설하는데 40조원 이상의 돈이 든다는 한나라당 주장은 도로 철도 전기 수도 공항 등이 없는 상태에서 소요되는 돈"이라며 "충청권은 이미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어 청사건설비용 이전비 보상비 등을 포함해 최대 6조원이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기업들이 새 행정수도로 옮겨올 필요가 없도록 환경 교통문제 등을 제외한 모든 규제를 풀겠다"고 설명했다. 김형배·정종호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