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의 고합 나일론필름 공장 인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11일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공정위가 "코오롱이 이 공장을 인수할 경우 독과점 폐해가 우려된다"는 심사보고서를 작성했고 코오롱은 고합의 2개 생산라인을 효성과 나눠갖자는 '조건부 승인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조건부승인 논란=지난 8월 고합의 충남 당진 나일론필름공장과 폴리에스터필름 공장의 인수대상자로 4백59억원의 가격을 써낸 코오롱이 선정됐다. 이에 대해 효성이 "코오롱이 인수하면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독점 피해가 우려된다"며 공정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공정위는 넉달동안 심의를 벌였으나 지난 4일 전체회의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코오롱은 최근 독과점 우려를 줄이겠다며 공정위에 조건부승인을 요청했다. △당진공장에서 생산되는 전제품을 수출하며 △가격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당진공장을 별도 법인으로 존속시켜 당분간 기업결합을 유보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코오롱은 특히 "독과점 논란이 우려된다면 나일론필름 2개 생산라인을 효성과 하나씩 나눠 인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공정위 측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효성은 "코오롱이 제시한 조건부 승인안은 독과점 피해를 전혀 줄일 수 없다"며 반박했다. 특히 "2개 생산라인 가운데 현재 가동되는 라인을 코오롱이 갖고 지난 97년 이후 5년째 가동중단된 다른 라인을 효성이 인수하자는 분할인수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막판 신경전=양사는 막판까지 양보없는 설전을 펼치고 있다. 코오롱은 "화섬업계 구조조정은 세계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다. 코오롱이 인수하면 세계 2위로 위상이 높아져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효성은 "코오롱이 인수하면 국내시장 점유율이 72%(공정위 심사보고서는 59%)에 달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코오롱은 또 "국내 시장점유율만을 따져 독과점을 판단한다면 효성도 과점에 해당돼 고합 공장을 인수할 수 없다"고 지적한뒤 "양사가 이처럼 과열경쟁을 한다면 결국 외국기업에 헐값에 넘기면서 국부를 유출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공정위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효성은 "덜 경쟁제한적인 효성이 인수하는 게 마땅하다"며 "비슷한 생산능력을 가진 2개 업체가 경쟁하며 함께 커나가는 게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코오롱의 조건부 승인안에 대해서도 공정위원들이 심의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결론이 내려진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로 햄 게맛살등의 포장재로 쓰이는 나일론필름은 올해 국내 시장규모가 2백90억원 정도며 해마다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익률이 매출의 10%를 넘는 알짜사업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