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은 이번 대선의 마지막 변수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기반이 연령과 계층, 지역별로 뚜렷하게 나뉘고 있어 투표율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연령상으로는 50대 이상, 이념적으로는 보수.안정성향 유권자층, 민주당 노 후보는 20,30대와 개혁성향 유권자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적으로는 이 후보가 영남과 강원, 노 후보는 호남과 수도권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50대이상의 투표율이 높으면 이 후보, 20,30대의 투표율이 높게 나올 경우 노 후보가 유리하게 된다. 지역적으로도 호남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노 후보, 영남에서 투표율이 높다면 이 후보에게 절대 유리한 여건이다. 97년 대선때는 호남이 지역별로 85∼89%의 투표율을 보여 영남(79∼81%)보다 다소 높았다. 이에 따라 양 후보의 투표율 제고 전략도 차별화된다. 이 후보측은 전통적인 지지층을 겨냥, 안정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면 노 후보측은 개혁성에 초점을 맞춰 표심에 다가서고 있다. 아울러 양측은 각기 영남(한나라당)과 호남(민주당)지역 조직에 총동원령을 내려 투표율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역대 대선의 전체 투표율은 지난 87년 89.2%, 92년 81.9%, 97년 80.7%로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80%를 넘어설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근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오히려 부동층이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투표율이 종전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최연희 종합상황실장은 "투표율이 84∼85%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20,30대의 투표율이 조금 올라가는 반면 안보위기 의식을 느낀 중장년층의 투표율이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후보단일화를 계기로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져 8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젊은층의 투표율이 지난 대선에 비해 4%포인트 정도 상승하면 노 후보의 우세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