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닷텔이 대규모 공급계약 해지사실을 밤늦게 슬그머니 공시해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모닷텔은 지난 10일 오후 8시20분께 "중국 센젠 플라잉 텔레콤과 11월15일 체결한 1백61억원 규모의 CDMA 휴대폰 10만대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작년 매출액의 1백16%에 이르는 규모다. 모닷텔은 "센젠측이 정해진 기간내 신용장(L/C)을 개설하지 않은 데다 공급단가를 조정해줄 것을 요청해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닷텔이 해지통보를 받은 것은 지난 9일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주요 공시사항을 밤늦게 내보내 어물쩍 넘어가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닷텔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계약해지의 책임이 상대방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시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우려가 있어 코스닥시장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공시가 늦게 나갔다"며 "일부러 늑장공시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주가에 긍정적인 내용은 공정공시 등을 통해 장중에 적극 알리면서도 주가에 불리한 사항은 토요일이나 밤늦게 공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런 기업들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