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스키 시즌이 시작됐다. 순백의 설원에서 스릴을 만끽하는 스키는 패션과 가장 밀접한 스포츠로 꼽힌다. "얼마나 잘 타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잘 입었느냐"가 이 운동을 즐기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맘때쯤이면 설원은 패션 안목을 뽐내려는 멋쟁이들로 패션쇼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화려해진다. 이번 겨울 스키웨어의 특징은 스노보드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통 스키복이 서서히 부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헐렁한 힙합풍의 스노보드룩으로 스키복을 대신하던 스키어들이 올해는 다시 몸을 날렵하게 조여주는 디자인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여성복 라인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가늘어졌다. 10대나 2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스노보드웨어가 인기다. 아래 위 한 쌍으로 맞춰 입기보다는 평소 즐겼던 편안한 파카에 스노보드 전용 바지를 구입해 입는 식의 경제성과 실용성이 이 패션의 최대 장점이다. 스키복 허리 라인이 살짝 들어간 점퍼와 몸에 딱 붙는 슬림한 바지 등 클래식한 디자인의 스키복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점퍼의 길이가 더욱 짧아지고 바지는 입체재단해 다리가 더욱 길어 보인다는 것이다. 점퍼는 엉덩이 중간선을 살짝 덮는 길이에 허리 부분에 절개선을 잡아 한결 날씬해 보인다. 바지는 방수 가공된 옷감에 탄성 소재를 혼합해 착용감을 최대한 살렸다. 바람이 잘 통하게 하기 위해 허벅지부분에 지퍼를 단 디자인도 눈에 띈다. 움직임이 많은 무릎과 허리,힙 부분은 인체 곡선을 배려,절개선을 넣었다. 소재도 부피와 무게를 줄였다. 두툼한 패딩보다는 얇게 누벼 맵시를 살렸다. 얇지만 추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폴라플리스를 안감에 덧대거나 짧게 털을 깍은 모피를 안쪽에 대 보온성을 최대한 살렸다. 모자 둘레에는 라쿤(너구리털)이나 토끼털 등을 달아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색상은 톡톡 튀는 형광색 컬러보다는 흰색 검정색 등 무채색과 분홍 아이보리 등 파스텔 계통이 주로 쓰였다. 흰색 검정 회색처럼 명암을 대비한 색상 배열은 지적이고 차분해 보인다.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멋을 강조하려면 파스텔 컬러의 톤 온 톤 배색을 선택한다. 이들 색상을 돋보이게 해주는 액센트 컬러로는 채도가 낮은 붉은색이나 보라색,청색이 제격이다. 스노보드웨어 스노보드룩의 주제는 자유로움. 이렇게 입어야 된다는 특별한 공식이 없다. 방수가 되는 헐렁한 사이즈의 의상이면 스노보드룩으로 무조건 OK. 약간 통이 넓은 헐렁한 바지에 역시 자기 사이즈보다 큰 점퍼를 자신의 개성에 따라 맞춰 입으면 훌륭한 스노보드룩이 완성된다. 힙합 스타일만 고집하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면 스노보드 바지에 최근 유행하는 블루종 점퍼나 공군 스타일의 보머 점퍼를 입어도 좋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두툼한 스웨터 한 벌로도 스노보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단 자주 넘어질 염려가 있는 초보자라면 전문 스노보드룩을 갖춰 입어야 한다. 컬러 역시 자신의 취향에 따라 코디해 입으면 된다. 특히 올해는 연한 카키,베이지,회색 등 단색이 유행하고 있다. 베이지 컬러 바지에 회색 니트,카키색 점퍼 등 튀지 않는 색상들은 어떤 색이나 서로 잘 어울린다. 두께는 얇아졌다. 홑겹에 방수 방풍 가공을 거친 기능성 소재가 많이 쓰였다. 점퍼 디자인은 지퍼를 목 부분까지 잠그는 집업 스타일과 모자 끝단에 털이 달린 스타일,지퍼가 가슴까지만 내려와 머리에서부터 뒤집어 입는 아노락(Anorak)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떻게 고를까... 디자이너 나현주(스포트리플레이)씨는 "스키복과 스노보드룩은 무엇보다 기능성을 중시해야 하는 옷"이라며 "시접선에 방수 테이프 처리를 꼼꼼히 했는지,활동하기 쉽게 입체재단 되어 있는지를 우선 체크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또 일반 점퍼 주머니와는 달리 지퍼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는지,바람이 불거나 넘어질 때 손목과 목 둘레에 눈이 들어가지 않게 조임이 단단한지 살펴본다. 스키복을 직접 입고 스키 타는 자세로 무릎과 허리를 구부리고 팔을 앞으로 내밀어 본다. 이때 팔 다리를 크게 휘둘러 보아 불편함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설현정 객원기자 hjsol1024@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