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책이 있는 풍경] '5대에 이어진 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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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흐른다.
때로는 대포의 왕이라는 혹평을,때로는 독일의 무기 제조자로 숭배를 받았던 크룹 가문에도 역사는 흐른다.
'5대에 이어진 철이야기'(토마스 로터 지음,생각의 나무)는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 가족인 한 집안의 부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축적되고 이후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되는가를 보여준다.
또 역동적인 독일 근대산업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책이다.
회사 창업자인 프리드리히는 1811년부터 1826년까지 15년간 회사를 경영한다.
그러나 그는 파산 직전의 회사를 남기고 44세에 눈을 감는다.
그의 부인 테리지아 헬리나 요한나(일명 빌헬미)는 열네 살짜리 아들 알프레트와 함께 훗날의 크룹사를 반석에 올린다.
알프레트 크룹(1812∼1887년)은 '대포의 왕' 혹은 '철도의 왕'으로 불린다.
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어려운 회사를 물려받은 알프레트 크룹은 그가 땅에 묻힌 1887년 크룹사를 독일에서 가장 큰 강철회사로 남기게 된다.
그를 이은 아들 프리드리히 알프레트(1854∼1902년) 역시 회사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1914년 크룹사는 4만3천1백60명의 노동자를 고용한 회사로서 에센 인구의 60% 이상이 크룹에 생계를 의지했다.
'에센=크룹'이란 등식이 그의 대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그러나 그는 '크룹 스캔들'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채 자살로서 생을 마감한다.
그의 부인 마르가레테는 두 딸 베르타,바르바라와 함께 남겨진다.
베르타는 독일에서 가장 부유한 여인으로서 외교관이었던 구스타프 폰 볼렌 운트 할바흐 박사(1870∼1950년)와 1906년에 결혼했다.
기업 가문의 4대인 베르타와 그의 남편은 행복한 결혼 생활로 8명의 자녀를 두고 사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큰아들인 알프리이트가 12년의 금고형과 함께 재산을 몰수당했다.
1953년 출소한 알프리이트는 전권을 베어톨트 바이츠에게 물려주게 된다.
알프리이트는 방종한 아들 아른트를 설득해서 전 재산을 '알프리이트 크룹 폰 볼렌 운트 할바흐 재단'에 기증,크룹 재단의 이름으로 후인들에게 기억되게 했다.
크룹사의 다이내믹한 기업 역사는 오늘의 우리에게 교훈과 재미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gong@g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