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파티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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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수상자나 작품 못지않게 여배우들의 패션으로 관심을 끈다.
참석자들의 의상은 물론 보석 헤어스타일까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유행을 선도한다.
아르마니,베르사체,캘빈 클라인 등 톱디자이너들이 수상후보자들에게 자신의 옷을 입히려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디자이너에 관계없이 최근의 두드러진 경향은 경량화와 노출이다.
온몸을 감싸는 우아한 드레스 대신 하늘하늘한 소재를 이용,가능한한 몸매를 강조하는 스타일이 주류를 이룬다.
튜브(몸체를 가슴 윗부분에서 자른 것),홀터넥(목과 몸체를 끈으로 연결한 것),백포인트(등을 허리 아래선까지 깊숙이 판 것) 드레스 등이 그것이다.
12일에 열린 청룡영화상 시상식도 비슷했다.
여배우들은 대체로 어깨를 모두 노출시킨 화려하고 튀는 의상과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사회를 맡은 김혜수는 과감한 의상으로 주목받아온 배우답게 가슴 위쪽을 몽땅 드러낸 검은색 튜브드레스에서 같은 디자인의 은백색 드레스,다시 분홍색 홀터넥 드레스로 바꿔 입었다.
그런가하면 '밀애'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김윤진은 짧은 검정색 레이스드레스로 각선미를 자랑했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파티드레스가 확산되는 추세다.
초대장에 드레스코드(지켜야 할 기본복장)로 이브닝드레스를 지정하는 곳이 있을 정도다.
살기가 좋아지면서 서양에서처럼 특별한 날엔 특별한 차림을 하려는 경향이 늘어난데다 자가용승용차의 일반화로 도어 투 도어(door-to-door) 생활이 늘어난 결과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파티드레스는 다소 파격적이어도 괜찮다고 한다.
'여성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도 있다.
다만 그러자면 입은 다음 쭈뼛거리지 않아야 한다.
TV로 생중계되는 탓이었을까.
김혜수는 사회 도중 무대 뒤로 들어가 가슴부분을 여미고 나왔고,김윤진은 꽃다발로 앞을 가렸다.
"그럴 바엔 처음부터 잘 여미고 길게 입지"라는 느낌을 준 것도 물론이다.
문제는 노출 여부가 아니라 어디서나 부자연스럽지 않고 당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