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을 모시는 최고의 택시운전사가 되겠습니다." 출판사 간부로 일하다 5년 전 퇴직한 최인숙씨(45.여)는 요즘 자동차를 몰 때마다 주변 지리를 눈여겨 본다. 16일부터 시범 운행에 들어가는 서울시 장애인 콜택시 운전사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운전 경력 21년에 출판사 일로 전국을 누비면서 길 찾는 데는 '도사'라고 자부했는데 막상 장애인을 태우고 운전을 하려니 무슨 동이 어디에 있는지 서울 지리부터 다시 배워야 할 것 같다"며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지난 14일 오후 1시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12층 대강당에서 만난 최씨는 동료들과 함께 장애인 콜택시 운전에 필요한 기본지식과 봉사정신 교육을 마치고 나오는 중이었다. 1백명의 장애인 콜택시 운전자중 여성은 최씨를 포함해 모두 4명뿐. 최씨가 장애인 콜택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7년 미국에 잠시 들렀을 때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미혼인 최씨는 현지 교포성당에서 중증 장애인을 돌보면서 집 밖에 나가지 못해 답답해 하는 장애인들의 고충을 지켜봤다. 최씨는 최근 신문에서 장애인 콜택시 운전사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냈고 5.5 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장애인 콜택시는 1,2급 장애인을 대상으로 운행한다. 요금은 일반 택시의 40% 수준.시범 운행기간인 연말까지는 무료다. 운행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운전사는 나흘 운전하고 하루 쉬며, 서울시로부터 매월 95만원을 지원받는다. 정식 운행은 내년 1월1일부터다. 문의:1588-4388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