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대형유리기판 월 6만장을 가공할 수 있는 5세대 라인을 추가로 지어 내년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또 2005년 초부터 초대형 유리기판을 사용하는 6세대 라인을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LCD업계 내 생존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모니터용 LCD 수요 급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5세대 라인을 충남 천안 공장 내에 하나 더 짓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LCD 유리 여러 장을 한꺼번에 찍어낼 수 있는 유리기판의 크기가 1천1백x1천2백50㎜ 이상인 삼성전자의 5세대 라인 설비규모는 당초 계획했던 월 10만장에서 16만장으로 크게 늘어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0월 5세대 라인 가동을 시작했으며 내년 7월께까지 월 10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을 추진했었다. 삼성전자의 여섯번째 LCD라인이 되는 이번 5세대 신규라인의 유리기판은 크기가 1천1백x1천3백㎜ 수준으로 기존 5세대라인보다 크다. 추가 투자 자금은 1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5세대 라인에서 19인치와 17인치 모니터용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20인치 고급모니터용,20인치 이상 TV용 제품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 5세대 유리기판(1천1백x1천2백50㎜) 하나에서 20인치가 6장 나왔으나 새로운 5세대 라인에서는 8∼9개가 나와 생산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2005년 LCD TV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까지는 모니터시장의 고속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해 모니터에 주력하는 5세대 신설라인을 건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인치 이상 TV와 고부가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신규투자에 대해 확고한 1위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동원증권 김성인 애널리스트는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필립스LCD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1위 자리를 확실히 하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5세대 라인 설비가동을 삼성전자보다 앞서 지난 5월부터 시작한 LG필립스는 10월부터 LCD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또 내년까지 월 12만장의 5세대 유리기판 가공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팀장은 "삼성전자의 추가투자로 대만업체들의 합병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대만업체들의 경우 5세대 라인 설비 투자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합병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도 시장가격은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창원 팀장은 "내년에도 업체들이 전쟁을 벌이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두가 힘들어지는 동시에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불황기간이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인 애널리스트도 "15인치 가격이 훨씬 빠르게 1백40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바닥이 심하게 온 뒤 호전되거나 아니면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