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회창, 노무현 양 후보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16일 한나라당 출신인 이성구 서울시의회 의장, 신경철 인천시의회 의장, 홍영기 경기도의회 의장 등 수도권 시.도의원 2백20명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시의회 본관 광장에서 행정수도이전 공약 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수도를 옮길 경우 수도권 공동화 현상으로 수도권 및 국가경제가 파탄나고 투기 현상이 극심해지며 안보가 붕괴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의회와는 반대로 이날 청주시의회 이완복 의원 등 20명은 '행정수도 충청권 건설'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행정수도 건설이 성사되도록 정치권과 중앙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주일 대전상의 회장도 "충청권으로 수도 기능이 옮겨 온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므로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수도권의 교통 혼잡과 집값 폭등 같은 과밀 부작용 해소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60년대 경제개발 시대 이후 수도권 중심으로 발전해온 한국의 국가전략을 새로 짜는 '나라의 백년대계'에 관한 문제다. 중국 일본과의 '동북아 허브' 경쟁 문제와도 연계돼 있다. 대북 안보 문제는 물론 통일 이후 한반도의 국토정책과도 무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