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배 숭실대 교수 =수도권 집중 구조는 지난 30∼40년간 수출 위주 경제성장 과정에서 나타났다. 지금도 지역 생산성은 수도권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수도권이 국가 경제발전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수도권이 갖는 경제적.행정적 기능의 비수도권 분산은 정치 권력과 교육 기능의 분산 등 각 분야의 기능 분산이 이뤄진 후 검토돼야 할 사안이다. 수도 이전에 따른 비용도 문제다. 4조5천억원이냐, 6조원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제시된 금액은 대전 인근의 택지개발 비용을 토대로 산출된 것 같다. 수도 건설 재원과 대전 주변의 택지개발비를 비교하는 자체가 터무니없다. 현재 서울에 행정·경제 기능이 집중된 것은 국가 방위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한 쪽이 떨어져 나간다면 남북 대치 상황에서 방위 기능과 대북 견제력이 취약해질 수 있다. ◆ 손의영 서울시립대 교수 =수백조원을 들여 교통 통신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설치한 서울을 버리고 또 다시 큰 돈을 들여 새로운 행정수도를 만든다는 것은 낭비에 가까운 행위다. 뉴욕 도쿄 등 서울보다 업무시설 밀집도가 더 높은 외국 대도시들도 기존 시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경제활동이 도시 외곽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고 있다. 행정수도를 옮긴다고 교통 혼잡, 교육 집중화, 집값 폭등, 환경 악화 등 현재 서울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반대로 대전은 본격적인 개발과 함께 수도권의 각종 문제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행정수도 이전은 득보다 실이 많다. ◆ 최막중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행정수도 이전은 20∼30년에 걸친 사업이다. 따라서 남북 통일시대도 생각해 봐야 한다. 통일 이후에는 수도권.비수도권보다 남.북 균형발전 갈등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반도 남쪽만 보면 대전이 새 행정수도로 적격이지만 통일 이후를 생각하면 서울과 평양의 중간이 더 적정하다고 본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정치적 도구가 아닌 이러한 장기적인 국가발전 전략의 하나로 접근해야 한다. 행정수도 이전은 통일시대를 대비한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수도권 민심을 얻느냐, 충청권 민심을 얻느냐의 정략으로 활용되는 것은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