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사회.문화 주제 토론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제16대 대통령후보 초청 TV합동토론회는 미디어선거를 정착시키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기계적인 공정성에 얽매여 심층적인 토론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하는 등지난 제15대 대선때 경험했던 한계를 되풀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데 그쳤다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이번 대통령 후보 초청 TV합동토론은 출발부터 참여범위를 놓고 논란을 벌인 끝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민주당 노무현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등이 참여하는 3자토론으로 결론났고 나머지 제3후보들에게는 별도로 1회 TV합동토론 기회를주는 것으로 정리됐다. 정치권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유력후보인 한나라당 이 후보와 민주당 노 후보간양자 토론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선거방송토론위원회(위원장 정대철)는 기회의 균등과 유권자의 판단을 위한 정보제공 측면에서 기 선거에서 정당지지율 5%이상을 얻은 정당 후보를 참여범위로 한다는 원칙을 세워 3자토론이 이뤄졌다.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지금종 사무처장은 "유권자들이 진보 진영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은 유권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했다. 참여범위에 대한 논란에 이어 정치.외교, 경제, 사회.문화 등을 주제로 TV토론이 진행되면서 가장 많이 제기됐던 문제는 토론의 경직성. 15대 대선때와 달리 후보자 상호토론 방식이 새로 도입됐으나 질문.답변시간이1분∼1분30초로 제한돼 있는데다 사회자가 시간을 재는 정도의 역할밖에 가지지 못함으로써 심층적인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로인해 후보간 정책의 차별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데 미흡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TV토론은 정보적 가치와 공정성을 모두 갖춰야 하며 두 요소가 균형을 이루는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보적 가치만 중시하면 불공정하고 흥미위주로 흐를 수 있는 반면 공정성을 강조하다보면 알맹이 없는 형식적 토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TV합동토론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방송사 등이 개별적으로 후보를 초청해 마련했던 TV토론회에 대해 정치권의 공정성 시비가 계속돼 선거방송토론위가 효율성 보다는 공정성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었던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으로는 대선후보 TV합동토론을 주관하는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가 선거 60일을 앞두고 구성돼 효율적인 토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충분한 논의와검토를 거치는데 시간이 부족했다는 요인이 컸다. 특히 이 문제는 지난 15대 대선후보 TV합동토론이 끝난 후에도 지적됐던 사안임에도 전철을 밟음으로써 시급히 개선돼야 할 대목으로 지적됐다.. 정대철 선거방송토론위원장은 향후 바람직한 토론회 방향에 대해 "개인적으로는이번 선거 이후에는 후보자 전원이 동참하는 토론회로 시작해서 여론조사와 언론사의 판세 분석 등을 동원해 선거가 다가올수록 3자구도, 양자 구도 등으로 유력 후보들만을 대상으로 한 TV토론으로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선미디어국민연대 이송지혜 간사는 "심층토론 부족 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유권자들에게 대선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돈안드는' 미디어선거를 정착하는데 TV합동토론이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