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6일(현지시간) 유엔 사찰단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실태 보고서를 평가하기 이전에 이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미국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유엔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러시아든 다른 어떤 나라든 미리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며 이라크 보고서가 허위로 가득차 있다고 주장한 미국을 꼬집었다. 라브로프 대사는 "블릭스 위원장이 보기에 뭔가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그 때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이다.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대사의 발언은 이라크 보고서 평가와 관련해 러시아는 미국의 주장이아니라 유엔 사찰단의 평가에 귀기울일 것이라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오는 19일 안보리 이사국들에 보고서 검토의견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미국과 러시아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은 1주 전 삭제되지 않은 이라크 보고서 사본을 받아 검토에 들어갔으나 미국을 제외한 4개국은 지금까지 보고서에 대해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안보리의 나머지 10개 이사국은 핵, 생물, 화학무기 제조공정과 관련된 부분을뺀 보고서 삭제본을 17일 건네받아 검토하게 된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