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되면 좋을까"...官心 '술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선열기 속에서 공무원사회도 술렁거리고 있다.
대통령 총리 행자부장관 등이 잇달아 '엄정 중립'을 촉구한 탓에 공무원들은 드러내 놓고 후보 평가 등을 하지는 않지만 내심 민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과천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이회창·노무현 양 후보의 정부조직 개편 공약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대선 운동과정에서 '행정고시 폐지''교육부 무용론'등이 거론되면서 관료들이 예민해졌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선거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공무원 가정들까지 어느 선거보다 예민한 모습들이다.
후보는 물론 핵심 참모들의 '대관인식'에 관심을 부쩍 쏟고 있다.
벌써 '누가 당선되면 우리 부 장관에는 누가 유력하다'는 식의 성급한 하마평이 나돌기도 한다.
특히 국정원 국세청 행자부 경찰청 등 정치권의 기상과 밀접한 부처나 기관들은 예상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후보가 당선을 대비해 미리 짜둔 각료)에 따른 위상 변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보들의 분야별 정책이 현정권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다르게 전개될지도 관심이 높다.
재경부 산자부 건설교통부 등 경제부처들은 이·노 양 후보의 경제 관련 공약기조가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안도하는 표정이다.
반면 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인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은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행자부 공무원들은 "이 후보가 되면 장관에 의원이 유력하고,노 후보가 되면 의원이 온다"는 식으로 분석하면서 행자부에 대한 시각을 놓고 설왕설래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의원이 온다면 그동안 국정감사 등에서 보여준 행자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비춰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바로 잡기 위해 실상을 보고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각종 이슈에 대한 두 후보의 견해차가 워낙 극명해 노심초사중이다.
의약분업에 대해 이 후보는 '종합평가 후 대대적 개선·보완'을 공약한 데다 '의약분업은 국민의 정부의 대표적 실정'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복지부 공무원들은 긴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부 폐지'까지 주장했던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노 후보 집권 때 국정을 공동 운영키로 합의한 데 대해 내심 불안해하는 눈치다.
노 후보가 지난 16일 마지막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교육부 폐지는 없다"고 못박긴 했지만 "지방으로 권한을 이양해 지방교육자치 권한을 확대키로 (정 대표와) 합의가 됐다"며 기능 축소여지를 남겨놨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부처 통합이 최대 관심사다.
해양부 관계자는 "여수박람회 유치 실패로 입지가 좁아진 게 사실이지만 열린 통상국가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여건상 해양부를 공중분해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애써 초연한 반응을 보였다.
농림부 환경부는 평온하다.
건교부도 누가 당선되든 조직과 정책의 연속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속철도 건설 등 대규모 국책사업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림부 일각에선 "누가 되더라도 '충청권 끌어안기'차원에서 충청권 인사가 새 장관에 발탁될 것"이라는 등 성급한 인선 소문이 나돌고 있다.
과기부를 비롯한 일부 부처들은 "노 후보는 행정수도를 대전권으로 옮길 계획이고 이 후보는 과학기능을 대전으로 모은다고 했기 때문에 대전행은 불가피할 것 같다"며 부처 이동에 대해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사회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