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1:40
수정2006.04.03 01:43
강원랜드가 공정공시를 통해 내년 추정실적을 대다수 증권사들의 예상치보다 크게 낮춰 발표해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회사측은 게다가 "예산편성을 하다가 나온 실수이기 때문에 정확한 전망치로 보지 말아달라"고 말해 투자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 17일 열린 이사회에서 의결된 향후 사업계획과 2003년도 예산편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 매출액이 5천6백13억원,순이익은 1천6백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회사측이 추정하는 올해 실적에 비해 매출액은 12% 가량 증가하는데 그칠뿐 아니라 순이익의 경우엔 오히려 30% 정도 줄어든 규모다.
특히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내년 실적전망치와는 상당히 동떨어진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개 내년 실적을 매출액 7천억∼8천억원,순이익 3천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측의 '어두운' 실적전망 발표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됐다.
18일 강원랜드 주가는 거의 하한가선까지 내려갔다가 결국 전날 대비 6% 가량 빠진 12만4천원으로 마감됐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트는 "올해 순이익이 2천3백억원이 넘고 내년엔 메인카지노까지 개장하면서 내년 순이익을 1천6백억원으로 잡은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런 비현실적인 추정치는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도 오류임을 자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예산편성을 하다가 나온 실수이기 때문에 정확한 실적전망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예산 과다책정을 막기 위해 일부러 내년 매출과 순이익 추정치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비현실적인 전망치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의결사항이었기 때문에 부득이 공정공시를 통해 발표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공시는 가장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자는 뜻인데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데이터를 조작해 발표한 것은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며 "투자자들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이 같은 행위는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