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 부동산 시장 어떻게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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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을 선거공약으로 내건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확정으로 부동산시장에 일대 변화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판도 변화의 핵심에 서게 될 충청권 토지시장에는 '투자 기대감'이,수도권 아파트시장에는 '향후 전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일선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행정수도 이전의 수혜가 예상되는 충청권 토지시장에는 벌써부터 투자문의가 빗발치는 등 '행정수도 특수'를 기대한 투기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 및 수도권지역의 아파트시장은 불투명한 전망 속에 극도의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실제 실행에 옮겨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섣부른 투자는 삼가할 것"을 주문했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도 이미 안정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우려하는 수준의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아파트시장=이날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시장에는 별다른 동요가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이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서민에겐 '호재',투자자에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인구유입이 멈추거나 줄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집값의 추가상승을 억제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입주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2004년의 전셋값 불안 우려까지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부수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곽창석 닥터아파트 이사는 "단기적으로는 집값 하락의 충격 없이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거래시장에서 이중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급매물이 나오기 힘들어 호가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실제 거래에선 가격조정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재개발·재건축이나 토지 등 중장기 투자상품은 조정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은 "투자수요가 충청권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커 사업추진이 더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나 강북 뉴타운개발 후보지 등은 기대이익 감소분만큼 값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강남권 일선 중개업소들은 "당분간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진단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시티컨설팅 정렬 사장은 "강남지역 일부 부유층은 새로운 정권 등장에 다소 긴장하는 분위기"라며 "강남 부동산 시장의 심리적 위축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별양동 주공7단지 내 우리공인 김현숙 사장은 "행정수도 이전은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장기적인 플랜이어서 단기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며 "서민을 위한 노 대통령 당선자의 주택정책이 장기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외의 전망도 제기됐다.
신한은행 고종석PB(부동산재테크팀장)는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경제성장률 7%를 달성하기 위해선 1~3%의 부동산값 상승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부동산가격이 오르지 않을 경우 수출만 가지고는 이같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충청권 토지시장 동향 및 전망=전문가들은 "내년도 부동산시장의 핵은 충청권 토지시장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벌써부터 일부 부동산 업자들은 수도이전을 재료로 투자자 끌어모으기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SDN리츠콤의 이택구 사장은 "'아이디어'만 나와있을 뿐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실제로 움직이는 투자자들은 극소수"라며 "하지만 수도이전,고속철도 개통 등 굵직굵직한 재료 때문에 충청권 토지시장은 앞으로 5년 이상 활황세를 탈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하나컨설팅 박용상 사장은 "당선자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불확실했던 재료가 이제 확정됐기 때문에 땅값을 중심으로 충청권 부동산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는 발빠른 투자자들에 의한 투기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들에 따르면 이날 하룻동안 행정수도 후보지 투자를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졌다.
천안 등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의 부동산중개업소에도 외지인의 문의가 급증했다.
천안 불당택지개발지구 인근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선거 1주일 전부터 노 대통령 당선자가 지지율에서 앞선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외지인의 문의가 많았다"며 "문의자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투자를 실천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 투기꾼들에 의한 '작전'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일단 땅을 계약한 뒤 후보지 선정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을 퍼뜨리면서 웃돈을 얹어 다른 제3자에게 미등기전매로 넘기려는 투기꾼들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의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한 만큼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