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본격적인 정권인수 작업에 착수함에 따라 "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을 입안할 자리에 어떤 인물이 기용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당선자 주변에서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당선자의 경제관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사들이 우선 인재풀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 당선자가 후보 시절 여러차례 "개방적이고 공정한 인사"를 공언해온 만큼 정치권과 무관한 경제전문가들도 대거 인재풀에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 관련 장관(급)=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산업자원부,건설교통부,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공정거래위,금융감독위 등 주요 경제부처의 장엔 전문성과 개혁성을 두루 갖춘 인사들이 임용될 전망이다. 민주당 의원 중에선 경제부총리 출신 홍재형 의원과 강봉균 의원,제2정조위원장을 지낸 정세균,강운태,김효석 의원,국민의 정부에서 정통부 장관을 역임한 남궁석 의원과 'IT(정보기술) 전문가' 허운나 의원 등이 거론된다. 홍재형 의원은 관세청장과 수출입은행장,외환은행장,경제부총리 등을 거친 경제통인데다 충북 청주 출신.대선 승리에 공헌한 충청권을 배려한다는 의미도 있어 기용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봉균 의원은 국민의 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정책기획수석,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고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정책수립에 많은 도움을 줬다. 노 당선자가 국민의 정부 경제기조를 계승·강화한다고 공언한 만큼 강 의원의 국민의 정부 참여 전력도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의원은 정책자문단인 국가비전21위원회를 이끌며 경제정책 마련 작업에 깊숙이 관여했다. 고려대 법대와 미 페퍼다인대 MBA 코스를 마쳤고 대기업 임원과 국회 재정경제위·예산결산특위 간사,당 제2정조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국회에서 법인세 인하나 출자총액제한 제도 완화 등에 대해 소신껏 반대 입장을 개진한 것이 노 당선자의 경제관과 일치한 부분이 많았다. 김효석 제2정조위원장은 각종 정책토론회에 노 후보측 입장을 설명하는 토론자로 자주 참석했으며 경제분야 TV토론에 대비,각종 자문을 했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 조지아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땄으며 중앙대 정보산업대학원장·경영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16대 국회에 진출해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위,재경위 간사 등 경제관련 상임위에서 주로 활동했다. 강운태 의원은 농림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16대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들어온 뒤엔 제2정조위원장을 맡아 정부와의 경제분야 정책조율을 원활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SDS 사장,정보통신부 장관,정책위의장을 지낸 남궁석 의원은 정보통신모임을 만들어 이 분야 정책보고서를 만들어 후보에게 제출하는 등 열심히 도왔다. 허운나 의원은 인터넷본부장으로 선대위에 참여,인터넷선거전을 사실상 승리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허 의원은 특히 IT분야 대표들의 노 후보 지지를 끌어내는 데도 한몫하는 등 노 당선자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게 강점이다. 정부 출신으로 정책조정실에서 일한 인사들인 재정경제부 출신 김영용,공정거래위 출신 이우철,산업자원부 출신 이현재,기획예산처 출신 배철호 수석전문위원 등은 새정부 출범 후에 각 부처로 돌아가 차관급에 보임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비서진=유종일 KDI 국제대학원 교수와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김대환 인하대 교수,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평론가 정태인씨 등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장하원 KDI 교수와 윤영민 한양대 교수,신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등도 정책마련에 관여했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이며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동생인 유종일 교수는 별도의 팀을 이끌며 기업 금융 조세 정책의 기본틀을 짰다. 금융연구원 조세연구원 등의 젊은 연구자들의 도움이 컸다. 상속·증여세에 대한 완전포괄주의 과세,금융계열사 계열분리청구제도 등이 '유종일팀'에서 나온 성과였다. 윤원배 교수는 현 정부에서 주요 경제관료를 배출한 바 있는 '중경회' 동료들과 함께 정책개발에 주력,경제개혁 관련 보고서를 수차례 제출했다. 노 당선자의 7% 성장론은 유종일팀과 윤원배팀에서 동시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환 교수는 공기업 민영화 등에 대해,윤영민 한양대 교수와 외국어대 이주헌 교수 등은 IT분야에서 정책 마련에 도움을 줬다. 또 유인학 장세환 백갑종 이일균 신길수 정책특보들의 기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경제신문 부장 출신인 정만호 정책기획실 수석전문위원과 배기찬 전문위원은 정책개발 실무를 담당했다. 정 위원은 또 경제정책을 세련되고 대중적인 언어로 표현한 경제분야 연설문을 전담 작성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