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데 '1등 공신'역할을 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의 존폐 여부를 둘러싸고 회원들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노사모 홈페이지(www.nosamo.org)게시판은 20일 '이제 목적을 달성했다'며 해산하자는 일부 회원들의 주장에 대해 '아직 할 일이 많이 있다'며 모임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해체를 찬성하는 회원들은 "이제는 노사모가 노 당선자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며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다. 일부 해산론자들은 김영삼 정권 때의 민주산악회를 예로 들며 노사모가 사조직화되거나 권력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japnyon'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회원은 "우리가 아직도 노 당선자를 도와줘야 할 게 있다면 정당 활동을 통해 하자"며 "순수하게 일했던 만큼 가장 아름다울 때 사라지는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산론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ro3831'이라는 회원은 "노 당선자의 개혁정책에 딴지를 거는 보수 세력을 감시하고 당선자의 정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온라인상의 세력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해체론과 유지론을 절충해 노사모의 성격을 '노무현 대통령을 감시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평범국민'이란 회원은 "뜨거웠던 지지만큼 차가운 이성으로 노 대통령의 비판자로 다시 태어나자"고 제안했다. 노사모 집행부측은 노사모의 향후 진로에 대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회원들이 뜻하는 대로 모임의 존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