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21세기 첫 선택] 떠오르는 인물들 : '정치권 인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노무현 당선자의 정치권 인맥은 올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 당선자는 88년 13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후 특정 계보에 몸담은 바도 없고 스스로 계보를 만들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계보나 지연, 학연 등을 고리로 한 과거식 인맥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정치적 이념과 협력관계를 토대로 한 수평적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노 당선자의 '정치권 인맥'은 민주당 본류인 김대중 대통령과 동교동계와는 일정한 거리를 둬왔던 이른바 당내 '비주류'가 대부분이다.
특히 김원기 정치고문과 정대철 전 선대위원장은 노 인맥의 '투톱'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집권초기 두 사람이 정부(김 고문)나 당(정 위원장)에서 중책을 맡아 청와대와 정부요직 인선작업에도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김 고문은 95년 이후 DJ와 결별한 '통추(국민통합추진위)' 시절부터 노 당선자와 함께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해왔다.
'노풍(盧風)'이 불기 이전인 당내 경선초반부터 노 당선자 캠프에 합류해 적극적으로 노 당선자를 도왔고 후보단일화 수용과 분권형대통령제 개헌 수용 등 고비고비마다 노 당선자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정 위원장은 노 당선자가 당내 분란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친노(親盧)세력의 구심적 역할을 해왔고 선대위원장을 맡아 대선을 치르면서 선대위 내부의 강경론을 잠재우며 당내 화합분위기를 조성했고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중추역할을 했다.
노 당선자의 정치권 인맥을 굳이 분류하자면 재야출신 의원 그룹과 개혁성향의 소장파 의원 그룹, 통추 출신 정도다.
재야출신 의원 그룹으로는 선대위의 기획본부장을 맡았던 이해찬 의원과 정책본부장을 맡은 임채정 의원, 이재정 의원(유세본부장), 이호웅 의원(조직본부장), 신계륜 당선자 비서실장, 이미경 대변인 등을 꼽을 수 있다.
같은 재야출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김경재 의원(홍보본부장)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이들중 상당수가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해 정부의 골격을 짜는 역할을 하거나 입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동영 고문과 신기남 추미애 최고위원, 천정배 임종석 의원 등 국민참여운동 본부와 정치개혁추진위에 포진했던 개혁성향 의원들도 당에 남아 당개혁을 주도하거나 입각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 고문은 당내 분란으로 공조직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국민참여운동분부 본부장을 맡아 헌신적으로 노 당선자를 도왔다는 점에서 차세대 리더로서의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선과정에서 노 당선자를 측면 지원한 김상현 고문과 재야출신 개혁파의 수장인 김근태 의원, 조순형 공동선대위원장, 유재건 특보단장, 정세균 김효석 의원, 김한길 미디어본부장, 허운나 인터넷 본부장, 문희상 최고위원, 정동채 전 후보비서실장, 이낙연 대변인, 이강래 의원 등도 대통령비서실이나 정부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노 당선자와 10년넘게 정치행보를 같이해온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과 유인태 전 의원, 이강철 정무특보 등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과 유 전 의원은 통추를 같이했고 이 특보는 재야활동을 같이했다.
염동연 정무특보를 비롯해 경선캠프때부터 노 당선자를 보좌해온 인사들은 청와대에 포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유종필 공보특보와 이광재 기획팀장, 안희정 정무팀장, 윤석규 정치개혁추진본부 사무처장, 윤태영 연설문팀장, 배기찬 정책팀장, 천호선 인터넷본부 기획실장, 서갑원 의전팀장, 김만수 공보팀장, 황이수 기획팀보좌역 등이 그들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