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떠나요] '서울 인근 박물관.미술관'..문화예술 빵빵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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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나들이를 나서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목적을 띤 여행 아이디어들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가족이 함께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아 현장학습을 겸하고 있는 경우가 잦아졌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교외로 나가 예술 체험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주말 여행.겨울 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도 더 없이 좋을 듯 하다.
남한강을 따라 일직선으로 뻗은 6번 국도를 따라간 양평.도로 좌우에 저마다 독특한 스타일을 뽐내는 카페들이 즐비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 틈바구니에는 아이와 함께 생생한 예술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문화촌,바탕골 예술관이 바로 그 곳이다.
지난 1999년 개관한 양평 바탕골 예술관은 극장과 미술관,도자기공방,공예스튜디오,한지방에 맛 집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는 복합 문화 공간.붉은 벽돌의 건물을 들어서면 따듯한 자연 채광을 최대한 끌어당긴 실내가 따듯한 느낌이다.
특히 90평 규모의 아담한 미술관은 2면을 전부 창으로 내 놔 마치 야외 전시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용일 교수의 조각 작품을 비롯해 회화와 설치 미술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바탕골 예술관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일반인들도 쉽게"걸작"을 창조해 볼 수 있다는 것.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이 곳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예방에서는 전통 방식대로 천에 물을 들여 보는가 하면 상상의 세계를 판화나 목공예로 표현해 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한지를 직접 만들어 편지지,전등 갓 등을 만들어 보는 한지방도 운영되고 있다.
바탕골의 체험 공간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도자기공방.점토 반죽에서부터 물레에 얹어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사리 손들이 분주하기만 하다.
전문 강사의 지도에 의해 접시나 물컵 등 도예작품이 완성되면 사인까지 그럴듯하게 해 넣는다.
집으로 가져가기를 원할 경우 너구리가마라고 불리는 전통가마에서 구워볼 수도 있다.
카페,바비큐 식당,기념품 숍 등 하루를 꼬박 이 곳에서 보내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서울에서 1시간 남짓 떨어져 있어 오가는 동안 한적한 교외에서 맛보는 북한강변 드라이브가 쏠쏠한 재미.
(문의: 031-774-0745,www.batangol.co.kr)
전기를 사용하기 전 중요한 조명 수단이 되어 주었던 등잔.우리나라 등잔의 오랜 역사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는 등잔박물관이 용인에 자리하고 있다.
이 곳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 말엽까지의 등잔들이 시대와 쓰임새에 따라 1,2층에 나뉘어 전시되어 있다.
삼국시대의 다등식 토기등잔과 목 등잔,도자 등잔,유기 등잔,철제 등잔 등은 재료에 따른 등잔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2층 전시공간은 등잔이 쓰였던 시대와 계층의 주거 공간을 재현하는 독특한 전시 방식을 보여준다.
단순한 등잔 전시를 넘어 시대를 엿보는 즐거움을 마련하고 있는 셈.둥근 받침에 서너 단의 걸이용 기둥이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유기 등잔은 금침이 깔린 사대부가의 안방을 장식한다.
보기에도 대충 깎아 놓은 통나무 받침.그 위에 노끈으로 얼기설기 엮어 놓은 목 등잔 아래에는 어둠침침한 불빛아래 아낙의 손길을 더욱 재촉했었을 법한 바느질감이 놓여 있다.
순라꾼들이 작은 초를 넣어 요즘의 손전등처럼 들고 다니던 조족등(照足燈) 등 보기 드문 전시품들도 눈에 띈다.
옛 것에 대한 향수가 무척이나 진하게 녹아 있는 곳.그래서인지"관람객들 가운데는 대대로 물려 내려 온 유물을 가져와 기증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 김동휘 관장의 설명.대부분 후한 값을 쳐 줄 골동품들이라기보다는 그저 뉘 집 안방과 부엌 한켠을 장식했던 것들이다.
등잔 박물관에서 맛볼 수 있는 훈훈한 느낌의 이유이기도 하다.
(문의: 031-334-0797,www.deungjan.or.kr)
글=남기환(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