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1일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아 휴가를 즐긴 뒤 22일 오후 귀경했다. 노 당선자는 이번 휴가기간 중 쉬면서 정권인수위 구성과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동 등에 대해 생각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족들과 밤늦게까지 25일로 예정된 아들 건호씨 결혼준비 문제 등에 대해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당선자는 이날 낮 남제주군 한 식당에서 가족 및 수행원 10여명과 다금바리회,돔지리로 점심식사를 한 뒤 바닷가를 산책했다. 이에 앞서 그는 기자들과 만나 "푹 쉬었다. 아이들하고 새벽 2시까지 얘기하다 늦게 잠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청와대 경호실에서 공군기 사용을 권유받았으나 "나는 조금 변하고 정치는 많이 변했으면 좋겠다"며 이를 사양했다. 수행원은 10여명 가량의 단촐한 규모였고 숙소도 호텔이 아닌 콘도형 민박집(펜션)으로 정하는 등 소탈한 면모를 보였다. 이에 대해 노 당선자는 "특별한 뜻은 없고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는 습관의 문제"라며 "차츰 권위에 익숙해지겠지만 아직은 당선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자유로운 분위기를 마지막으로 누려보고 싶은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그에 따른 권위와 절차를 거부할 생각이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