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모델을 보면 브랜드가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모델의 이미지와 제품의 이미지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한석규나 파리바게뜨의 정우성,LG카드의 이영애 등은 브랜드와 모델의 이미지를 통일해 홍보 효과를 높인 대표적인 예다. 올해도 광고모델과 제품 브랜드의 짝짓기는 계속됐다. 하지만 KTF의 청소년 브랜드 "비기"만큼 성공한 케이스는 드물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건전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가진 모델 장나라는 13세에서 18세까지의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제품의 이미지와 잘 어우러졌고 KTF의 매출 증대에도 큰 공헌을 했다. 현재 KTF의 비기는 1백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단일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경쟁사인 SK텔레콤을 앞지르고 있다. 장나라가 처음으로 KTF와 인연을 맺은 것은 작년 11월이었다. 당시까지 그녀는 시트콤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무서운 신예였지만 지금과 같은 "빅스타"는 아니었다. KTF의 브랜드기획팀은 청소년 브랜드인 비기를 홍보하기 위한 적절한 모델을 찾는 도중 그녀를 발견했다. 브랜드기획팀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인 최미경 대리는 "처음에는 회사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프로젝트에 신예 모델를 등용하는 것이 모험이라는 반대가 있었지만 모델의 이미지가 제품과 맞아떨어진다는 의견이 우세해 장나라씨를 기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장나라의 계약금은 4천만원. 그때부터 4천만원짜리 "비기걸"의 신화가 시작됐다. 머지않아 KTF의 브랜드기획팀은 대박을 터뜨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 대리는 "장나라씨가 가수와 드라마로 활동을 계속하면서 인기를 얻어갔다"며 "비기 브랜드의 이미지와 장나라씨의 발랄한 이미지가 겹치면서 브랜드의 인지도도 급격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8월까지 장나라가 찍은 광고는 3편. 말괄량이 여고생으로 광고에 등장한 장나라는 특유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매출도 수직으로 상승했다. 특히 장나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TV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가 높은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비기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장나라는 드라마 속에서 시골에서 상경한 순진무구한 처녀로 등장,특유의 낙천성과 명랑함으로 부와 사랑을 모두 거머쥔다. 최 대리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모습이 KTF가 광고 속에서 의도한 이미지와 완벽하게 일치했기 때문에 드라마를 통해서 간접 광고를 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KTF는 장나라와 3억원에 재계약을 했다. 장나라가 톱스타가 됐기 때문에 이전처럼 싼 가격에 그녀를 붙잡을 수 없는 탓에 모델 요금은 크게 올랐지만 장나라의 인지도에 비해서는 저렴한 금액이라는 것이 KTF의 반응이다. 장나라는 내년 8월까지 비기의 모델로 활동하게 된다. 장나라는 "비기는 처음 콘티를 받았을 때부터 느낌이 오는 광고였다"며 "이제 저를 "비기걸"이라고 부르는 팬들이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