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대우 계열사들이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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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대우 계열사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99년 8월 13개 핵심 계열사의 전면적인 워크아웃 신청과 함께 그룹이 해체된 후 만 3년의 "형기(刑期)"를 꽉 채웠다.
이들 기업의 자산규모는 30조원이 넘는다.
굳이 따지자면 재계 서열 7위.
한국전력공사 KT 등 공기업 2곳을 빼면 삼성 LG SK 현대자동차에 이어 5위다.
1,2위를 다투던 예년의 영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폭 명예회복은 한 셈이다.
워크아웃 이전과 지금의 모습은 판이하다.
우선 수익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들 전(前) 대우계열사가 올해 3분기까지 올린 영업이익은 5천9백90억원.
98년 대우그룹 37개 계열사가 50조1천8백억원의 매출에 3천7백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그 결과 해외에 매각되지 않은 대부분의 기업은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지난해 대우조선 대우종합기계에 이어 올해 대우자동차판매와 대우전자부품(파츠닉)이 채권단의 신탁통치를 벗어났다.
대우건설도 지난달 자율경영체제로 전환됐고 대우인터내셔널은 내년초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들 기업의 정상화는 "대우맨"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7월 대우조선의 사령탑으로 앉은 정성립 사장은 지난 81년부터 대우조선에 몸담고 있다.
올해 당기순익 2천5백억원이라는 최대 실적을 앞두고 있다.
올해 6백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들에게도 보은했다.
양재신 대우종합기계 사장도 73년부터 대우실업 자동차 정밀 중공업을 거쳐 지난 2000년 10월부터 대우종합기계를 책임지고 있다.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역시 76년이후 줄곧 대우본사에서만 근무해온 "무역통".
올해 당기순익 2천억원이 예상되는 대우건설의 남상국 사장도 올 3.4분기까지 주택수주 1위,수주잔고 1위 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사장은 대우자동차의 매각지연에도 불구,시장을 지켜내는 탁월한 마케팅 능력을 발휘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유일하게 채권단의 채무탕감이나 출자전환없이 회사를 정상화시켰다.
이들 기업은 이제 아무런 연결고리도 가지고 있지 않다.
상호출자와 지급보증으로 얽혀있지도 않고 자금지원 수출.수주대행과 같은 공동 비즈니스도 사라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됐다.
수십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결과이기도 하다.
김우중 회장과 더불어 대우그룹의 실체가 사라진 지금 이들 회사를 연결시키고 있는 유일한 상징은 대우라는 브랜드.
그룹은 망신창이가 됐지만 이름만은 온전히 살아남았다.
그리고 대우라는 이름 아래 아직도 5만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