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의 탄생은 정권교체인 동시에 정치주체의 교체라는 의미가 있고, 새로운 정치를 위해 국민통합, 낡은 정치의 해소, 형평과균형의 정치라는 핵심 과제가 요구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노무현정부는 특히 개혁의 기대는 김영삼, 김대중정부 출범 때보다 크지만 개혁추진력, 제도적 기반은 오히려 취약하다는 점에서 양자간의 괴리를 돌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시됐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등 전국 7개 교수단체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당에서 개최한 대통령 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이같은 분석들이 제기됐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16대 대선의 특징과 결정요인' 주제발표를 통해 "이번 선거는 김영삼, 김대중이 중심이 된 구민주화세력에 의한 제1기 민주화 단계를 거쳐 신민주화세력이 중심이 된 제2기 민주화단계에 접어들게 됐다는 점에서 노후보의 당선은 정권교체인 동시에 정치주체의 교체라는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개혁과 수구의 대립구도가 이번 선거에서 중심적 구도로 작용했고, 지역감정이나 색깔론 같은 낡은 정치적 쟁점이 줄어들고 인터넷으로 무장한 젊은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노사모, 부재자투표소 설치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 것이 노후보 당선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교수는 이어 "이번 대선에서 한국정치에서 보수정당, 자유주의정당, 진보정당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고, 노무현 정부는 국민통합, 낡은 정치 해소, 형평과 균형의 정치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노후보의 승리가 김대중정권이나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변화와 개혁세대, 그것을 추구한 젊은 세대의 승리"라고 밝혔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제2기 민주화단계의 구조적 의미와 개혁담론의 방향'발표를 통해 "보수적 발전의 길과 진보적 발전의 길이 각축, 진보적 발전의 길이 지배적 경로가 되었고, 노무현정부 성립과 민주노동당 약진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민주주의의 보편적 문제해결을 위한 개혁담론 필요성을 주장하며 ▲부패.지역주의 극복 ▲사회적 기득권체제 개혁 ▲시장경제의 민주적 개혁과 사회적 시장경제로의 전환 ▲관료개혁과 반부패개혁을 노무현정부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조교수는 이어 "노무현 정부는 개혁의 당위성과 개혁의 추진력간의 괴리가 문민정부, 국민의 국민정부 때보다 커졌다"며 "양자간의 괴리를 돌파하는 적극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오세제 이트렌드 대표는 "인터넷과 자원봉사를 통한 새로운 선거문화가 네거티브 캠페인과 색깔론, 북풍, 돈선거의 위력을 압도했고, 주요 의제 선점과 정책대결에 따른 논란도 여론조사에 의해 검증된 최초의 과학적 선거"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