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재를 더 많이 육성하고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첨단제품을 개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한국경제신문과 과학기술부가 공동 제정한 '올해의 테크노 CEO상'의 대기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진대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은(50)은 수상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공계 출신 CEO는 기술의 트렌드를 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테크노 CEO가 더 많이 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의 공대교육은 최고경영자를 길러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며 "공대생들에게 경영마인드도 함께 심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 사장은 국제 전자업계에서 '미스터 칩(반도체)'으로 통한다. 올해 초 미국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02에선 '미스터 디지털'이란 새로운 별명도 얻었다. 별명이 보여주듯 그는 반도체에 이어 디지털미디어 분야에서도 '삼성 신화'를 일궈내고 있다. 진 사장은 서울대와 미국 MIT,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지난 83년 미국 휴렛팩커드ㆍIBM 연구원으로 반도체 연구에 매달렸다. 85년 삼성전자에 전격 스카우트돼 64메가ㆍ1백28메가ㆍ1기가 D램 등 '세계 최초'의 반도체를 잇달아 개발하는 데 주역을 맡았다. 지난 2000년 초엔 전자산업의 '황금어장'으로 일컬어지는 디지털 부문에서 또다른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현재 디지털사업의 세계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가전 부문에서 2개에 불과한 세계 1등 제품을 디지털TVㆍ프린터 등 2003년까지 5개,2005년 7개로 늘려나가겠다는 목표다. 매출도 디지털미디어 분야에서만 2003년 20조원,2005년엔 3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진 사장은 정부의 이공계 인력양성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그는 "이공계 인력 양성을 소홀히 할 경우 조만간 경쟁국에 밀릴 수 있다"며 "정부가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이공계 대학 진학을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